3월의 새벽 공기는 2월의 그것과는 다르다. 2월의 새벽은 차가우면서도 매서운 데가 있지만, 3월의 그것은 차갑지만 부드러운 속살이다. 봄이 열리는 계절이어서 일까?
3월을 영어로 March 라고 하는데 이는 ‘시끄럽다’, ‘움직인다’는 뜻이 담겨있다. 3월의 계곡은 얼음장 밑으로 녹아 흐르는 개울물 소리로 벌써 조잘거리고, 들판은 어둡고 무거운 흙먼지 뚫고 나올 새순들의 기지개로 움틀 거린다. 긴 동면 속에 있던 산짐승은 깨어 어슬렁거리며 양지를 찾고 남쪽의 동백은 선홍빛으로 꽃잎을 피워 3월을 밝힌다.
“닭이 운다 / 시냇물은 흐르고 / 새떼 조잘대며 / 호수는 반짝이는데 / 푸른 초원은 햇볕 속에 잠들었네 / ~ / 산에는 기쁨 / 샘에는 생명 / 조각구름 두둥실 떠 가는 / 하늘은 더 푸르러만 가네 / 비 개인 이 날의 기쁨이여”
영국의 에즈워드는 ‘3월의 노래’에서 3월을 ‘비 개인 날의 기쁨’이라 했다. 영국의 겨울은 춥고 음산하고 많은 비가 쏟아지는 특징이 있어 겨울이 끝남을 비 개인 날의 기쁨이라 했을까?
우리가 영국에 살지 않더라도 비 개인 날이 오기를 바라며 몇 날, 몇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지냈던 것은 너무 많은 비가 지루하도록 쏟아 내렸기 때문 일거다. 쏟아지는 폭우소리를 다 듣던 동짓달의 불면, 숨죽이며 흐느끼던 그 추운 겨울밤의 한기, 이제 멈추었으니 남쪽 문을 열리라. 비 개인 하늘 바라보리라. 봄볕 쏟아들어 내 가슴을 떨리게 하리라. 그리하여 3월은 봄볕으로 살찌는 계절이 되게 하리라.
“오너라 나의 봄아 / 이제 비 개인 하늘 위로 / 깃발 높이 세워 펄럭이게 하리라 / 봄볕은 내 영혼 살찌우리라 / 오너라 나의 봄아 / 아장아장 오너라 / 나뭇잎새 속삭임으로 들어와 / 반짝 반짝 거려라 / 오너라 나의 봄아 /움틀움틀 오너라 / 호수 위로 내려와 호수를 설레게 하고 / 내 영혼을 두드려 진주가 되게 하여라 / 나의 봄아 어서 오너라” (석-오너라 나의 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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