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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환 목사 [수지더사랑교회]

언드우드 선교사와 아펜젤러 선교사의 한글 선생이었던 이수정은 1842년 전라남도 곡성군 옥과면(玉果面)에서 이병규(李秉逵)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그의 부친 이병규의 가문은 일찍이 천주교를 믿는 집안이었고, 그의 큰 아버지는 천주교를 믿다가 순교당한 가정이었다. 이병규는 일본 유학계에 이미 널리 알려진 대학자로서 이수정도 아버지를 닮아 유학자로 성장하였다.

이러한 그의 학문의 소질과 노력은 결국 과거시험에 합격하여 홍문관(弘文館)으로 임명되어 학문연구 혹은 언론기관에서 일을 하는 직책을 맡았다. 이후 1882년 6월 9일에 일어난 임오군란(壬午軍亂) 때, 이수정은 명성황후(明成皇后, 1851~1895)의 환궁을 도와 명성황후를 가마에 태우고 충주를 떠나 한양에 입성하여 창덕궁에 안전하게 도착하였다.

고종(高宗) 황제는 이러한 명성황후를 구출한 공로로 이수정에게 높은 벼슬을 주도록 하였으나 그는 벼슬을 거론하지 않고 단지 외국 문물을 견학할 수 있도록 일본에 가는 것을 승낙해 달라고 고종 황제에게 청원하였다.

1881년 1차 신사유람단(紳士遊覽團)의 일원으로 일본에 다녀온 안종수(安宗洙)는 일본을 방문하는 동안 쯔다센(津田仙, 1837~1908) 박사를 만나 농업에 대한 기술뿐만 아니라 기독교에 대한 관심도 가지고 있었고, 귀국 후 이수정에게 쯔다센을 방문해 기독교에 대한 배움을 권유하였다. 명성황후의 총애를 받았던 이수정은 제2차 신사유람단의 일행과 함께 1882년 9월 19일 메이지마루(明治丸)라는 일본 상선을 타고 제물포를 떠나 고베(神戶)를 거쳐 9월 29일에 목적지인 일본 요코하마 항에 도착하였다.

메이지 정부에서 나온 관리들의 안내를 받은 이수정은 기차를 타고 일본 동경(東京)에 도착하였다. 쯔다센은 자기를 찾아 온 이수정을 친절히 맞아 주었고, 그는 쯔다센의 집 거실에 걸린 한문으로 된 마태복음 5장 산상수훈(山上垂訓)의 족자에 눈길이 쏠렸다.

그는 산상수훈에 나타난 사회 속에서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꼭 필요한 인간의 만민평등(萬民平等) 사상과 유교에서 볼 수 없는 도덕률이 나열된 것을 본 것이다. 쯔다센은 호기심이 많은 그에게 족자의 팔복의 원전인 한문 성경과 기독교 교리의 내용이 담긴 『천도소원』(Evidences of Christianity)을 선물로 주었다. 숙소로 돌아온 이수정은 한문 성경을 탐독하며 성경의 진리의 빛에 의해 새로운 회심에 이르게 되었으며, 그는 쯔다센에게 체계적인 성경공부를 훈련 받아 신앙의 급성장을 경험하였다. 쯔다센은 야스가와(安川亨) 목사에게 이수정을 소개하여 이때부터 야스가와 목사와 조지 녹스(George W. Knox)의 지도하에 열심히 성경공부를 하였다. 그의 신앙은 급속하게 성장하여 1883년 4월 29일 동경 노월정교회(露月町敎會)에서 녹스에게 세례를 받았다. 이것은 그가 일본에 온지 7개월 만에 이루어진 전격적인 변화로 세례 받은 최초의 한인 디아스포라가 된 것이다.

이수정이 세례를 받은 지 얼마 후, 1883년 5월 8일부터 13일까지 동경에서 「제3회 전국기독교도대친목회」(全國基督敎徒大親睦會)가 열렸는데, 우에무라(植村)와 우찌무라 간조(內村鑑三), 니이지마 조(新島) 등 당시 일본 기독교의 중견 인물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여기서 이수정은 오쿠노 마사즈나(奧野正綱) 목사의 발언으로 등단하여 5월 11일에 한국어로 공중기도를 하나님께 올려 드렸다.

특히 그가 대친목회에서의 유창한 기도와 해박한 국제관계에 대한 이해, 그리고 뜨거운 동족을 향한 한인 디아스포라 활동의 열정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큰 감동을 주었고, 그의 신앙고백과 기도는 분명한 믿음의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 이수정이 1882년 9월 일본에 도착한지 1년이 채 못 되는 기간 동안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을 읽고, 복음을 받아들이고, 세례를 받고 위대한 신앙을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이 때 그는 자신의 신앙고백문을 작성하여 일본 언론에 게재하였고, 그 밖에 한국에 관한 많은 글들을 발표하여 일본에 올바른 한국관을 심어 주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