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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보거나 말거나 피네

누가 보거나 말거나 지네

한마디 말도 없이 피고 지네”

시인 문효지가 쓴 ‘들꽃’이란 시다. 철 따라 피고 지는 꽃이 제각기이다. 봄의 들녘은 목련, 개나리, 진달래, 싸리꽃, 철쭉 등이 울긋불긋하다. 여름 담장 옆에는 희고 붉은 장미꽃이, 그리고 길옆에는 백일홍이 예쁘다.

가을에는 코스모스 한들거리고, 향 짙은 국화가 피고진다. 그 뿐 아니라 이름도 알 수 없는 들녘의 꽃들은 얼마나 많은가? 이 꽃들은 보는 이가 있든지 없든지, 소리 없이 때맞추어 제 알아 피고 제 알아 시든다. 과하지도 모자람도 없다. 변덕스럽지도 않다.

분수를 알고 제철을 찾아 피고 지는 들꽃들을 보면서 시인은 이토록 의미 있고 아름다운 글을 토해놓고 있다.

가을의 들녘은 한 폭의 수채화다. 그 한가운데 코스모스가 있을 것이다.

맑고 높은 가을 하늘아래 한들거리는 코스모스, 그 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고추잠자리는 가을의 백미이다. 이제 곧 국화가 그 자태를 드러낼 것이다. 그리고 맨드라미, 접시꽃들이 가을의 대지를 밝힐 것이다.

어디 그뿐이랴? 이름도 알 수 없는 수많은 들꽃들은 또 얼마나 피어날지… 피고지고, 피고지고, 올 가을에도 누가 보거나 말거나 말없이 피고 질 것이다.

들꽃을 보면서 깨닫는 것이 있다. ‘충성’이다. 충성은 들꽃에서 그 모델을 찾아야 할 것이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 제자리 지키며 저마다 들꽃처럼 사명 감당 하는 것이 충성 아닌가?

들꽃은 누가 본다고 하고 보지 않는다고 손 놓고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피고 지고 하지 않는다. 제자리 지키며 피고 진다.

충성스러운 사역자는 들꽃에서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 자리 지키며 말없이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순종하는 모습에서 들꽃향기보다 더 향기로운 예수향기 퍼질 것이다.

“맡은 자의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고전 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