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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과 무의식
의식과 무의식
2019-01-17 오후 3:53:00    성결신문 기자   


‘프로이드의 말실수’라는 책을 떠오르게 하는 일상의 에피소드 한 토막을 이야기하고 싶다. 입시지옥인 대한민국에서 고3 수험생은 물론 그들의 부모로 살아가는 일은 극한의 고통이 아닐 수 없다. 이른 아침 고3 수험생을 등교시키는 일은 과히 전쟁처럼 느껴진다. 오늘도 비몽사몽간에 자녀를 챙기는 아내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아이의 머리에 손을 얹고 야베스의 기도문으로 축복해주며 이렇게 기도를 마무리한다. 

‘…지경을 넓히시고 주의 손으로 도우사 환란을 벗어나 근심이 없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피곤합니다. 아멘.’ 기도를 받고 있는 아이가 웃음을 터트리며 박장대소를 한다. 아이가 말한다. “‘엄마 예수님의 이름으로 피곤합니다’가 뭐야 ‘기도합니다’ 잖아.” 

아내는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그때서야 사태를 파악하고는 웃음을 참지 못한다.
고3 수험생을 아침마다 챙기는 수고가 얼마나 피곤했으면 ‘예수님의 이름으로 피곤합니다’라고 말을 했을까를 생각해보니 아내의 헌신에 동정심이 일어난다. 

저자 조엘 레비는 ‘프로이드의 말실수’라는 책에서 심리학의 주요 개념들을 매력적인 역사와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심리학 용어 50가지를 설명하고 있다. ‘심리학’하면 떠오르는 단어들이 있는데 프로이트, 융, 파블로프의 개, 스키너의 상자, 스탠포드 감옥 실험까지, 하지만 이러한 단어들을 누군가에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심리학의 입문서이기에 관심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보아도 좋겠다. 

무의식이 의식을 통제한다는 ‘프로이드의 말실수’, 감추고 싶은 속마음이 무의식중에 입 밖으로 뛰어나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간절히 원하는 속마음을 억누르다 보면 이런 실수가 나타난다는 게 정신분석학 프로이드의 설명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한바탕 웃음을 자아내는 유머가 되어 사람의 마음을 시원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힘들고 어려울 때 아무도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면서 내가 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는 착각과 선입견 속에 사로잡힐 때가 있다. 자존심 때문에 감추고 싶은 속마음, 깊은 내면에 다가가 진짜 나를 발견해 본다면 자신이 규정해 놓은 가짜의 불편함을 떨치고 진짜 나의 편안함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새해를 맞이하는 나에게 묻고 싶다. ‘나는 지금 진짜의 삶을 살고 있는가?’
2019년 원단에 숨겨진 나와 마주하기 위해 하나님의 말씀묵상과 기도로 소통하고 싶다. 기도 중에 우리는 주로 의식을 활용하여 말을 골라 나의 마음을 하나님께 표현한다. 그럴 경우, ‘내가 기도한다.’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기도에 몰입하다 보면, 내가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누군가가 나를 사로잡아 기도하는 경험을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나의 의식은 잠시 멈추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 의식이 단어를 선택하여 말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의식보다 더 빠른 속도로 말이 터져 나온다. 이렇게 기도할 때, 우리는 내면의 깊은 사귐을 경험하게 된다.

현대 정신분석학에 의하면, 인간의 내면에서 의식은 마치 빙산의 일각과 같다는 것이다. 인스턴트식 기도의 모양으로는 심오한 기도의 신비를 맛볼 수 없을 것이다. 단어 하나하나를 선택하여 또박또박 말하는 기도는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지 않을까?

바울 사도는 성령의 간구를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성령도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나니 우리가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하나 오직 성령이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우리를 위하여 친히 간구하시느니라. 마음을 살피시는 이가 성령의 생각을 아시나니 이는 성령이 하나님의 뜻대로 성도를 위하여 간구하심이니라’(롬 8:2, 6~27)

우리가 마땅히 기도할 바를 알지 못할 때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시는 성령은 나를 누구보다 잘 아신다. 마음의 소망과 무언의 말과 무의식적인 부분까지 돌보고 계신다. 

스피드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새해를 맞이하며 깊은 내면에서 울리는 세미한 성령의 음성에 사로잡혀 성령과 연합함으로, 느림의 미학 속에서 기도의 객체로 목회의 장애물을 뚫고 정진하는 한 해가 되기를 원한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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