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모 교수 [성결대학교]
기본이란 건물의 기초와 같다. 기초는 집을 세우는 기반이다. 성경은 지혜로운 건축자는 잘 닦아둔 터에 집을 세운다고 말씀한다(고전 3:10). 예수께서도 지혜로운 사람이란 집을 지을 때 반석 위에 짓는 사람이라고 말씀하셨다(마 7:24). 기초의 특징은 집을 완성하고 나면 사람들이 볼 수 없다.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기초가 집의 미래를 결정한다. 집의 토대를 반석 위에 세운 집과 모래 위에 세운 집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지만 폭풍우가 몰아치고, 지진이 나면 엄청난 차이를 만들어낸다. 반면에 기초가 든든하지 않은 집은 무너지고 만다.
기본이란 보이지 않는 곳에 더욱 세심한 배려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기본에 충실한 사람은 보이는 곳보다 보이지 않은 곳에 더 충실하다.
일본의 곤고구미(金剛組)라는 회사는 백제인의 고건축 기술을 계승해 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회사다. 백제기술자 류중광(柳重光)이 세운 이래 1,500년 동안 생존해온 기업이다. 그 비결은 늘 기본에 충실한 데 있다.
곤고구미는 집을 지을 때 보이는 곳보다 보이지 않는 곳에 더욱 충실히 시공한다. 천장 속의 자재를 눈에 보이는 바깥에 사용하는 자재보다 비싼 것을 사용한다. 겉만 화려하게 짓고 내부는 부실하여 무너졌던 건물들과는 아주 대조적이다.
나무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는 가를 알 수 있는 길은 그 나무의 뿌리에 의해 결정된다. 뿌리의 깊이와 넓이가 나무의 높이와 넓이를 결정한다. 뿌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란다. 위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 자라는 것이 뿌리다. 나무의 뿌리 속에 새 싹, 새 가지, 아름다운 꽃, 그리고 풍성한 열매가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님은 사무엘에게 사람은 외모를 보지만 하나님은 중심을 본다고 말씀하셨다. 고든 맥도날드는 “창조주는 우리가 내면세계로부터 외면 세계를 지향할 때 가장 능률적으로 살 수 있도록 우리를 만드셨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외모를 보기 때문에 사람들 앞에 나갈 때 외모를 가꾸는 것이 지혜다.
그렇다. 사람 앞에 나갈 때 외모를 무시하면 안 된다. 사람의 첫 인상은 외모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나님 앞에 나아갈 때는 자신의 내면을 잘 가꾸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균형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내면과 외모를 모두 잘 가꿀 줄 안다.
우리가 경험하는 것처럼 하나님만 내면을 보는 것이 아니다. 성숙한 사람, 분별력 있는 사람은 만나는 사람의 내면을 소중히 여긴다. 내면의 깊은 인격에서 흘러나오는 외모의 아름다움은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감동을 준다. 마치 뿌리가 견실한 나무가 외적으로 그 잎사귀가 푸르고, 그 꽃이 아름답고, 그 열매가 풍성한 것과 같은 것이다.
기본을 거듭 다지는 사람은 조급해서는 안 된다. 외모는 짧은 순간에 가꿀 수 있지만 내면의 성품을 가꾸는 데는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신앙도 잘 하기 위해서는 서둘러서는 안 된다. “조급하면 쓰레기를 만들어 낸다.”는 말이 있다. 인생을 건축하든, 신앙을 건축하든, 집을 건축하든 건축물을 견고하게 세우기 위해서는 조급함을 버려야 한다.
기본은 타협할 수 없는 원칙과 같다. 기본에 충실한 사람은 어떤 상황에서도 타협하지 않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그렇다고 융통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결코 양보할 수 없는 본질적인 원칙은 고수하지만 비본질적인 것에는 최대한 융통성을 발휘할 줄 안다.
우리의 삶과 목회 현장에도, 교단의 행정과 정치에도, 본질과 비본질을 구분하여 원칙은 지키면서 타협하는 능력을 볼 수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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