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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규 목사 [한사랑교회]

목회 초년에는 단지 전도하고 심방하고 가르치기만 하면 부흥이 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처음 부임한 시골교회에서는 가르치는 일보다 성도들의 추수를 거들어 주고, 돼지를 위해 기도하고, 한 밤중에 부부싸움을 말리러 달려가기도 하고, 교회를 건축할 때는 질통을 지기도 하고, 홍수가 나면 비를 흠뻑 맞으며 마을 사람들과 둑을 막는 일 등등이 더 많았다. 도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집에 쥐가 들어왔다고 잡아 달라거나, 화장실이 막혔다고 호출하기도 하고, 아이들이 말썽을 부리면 그 문제를 풀기 위해 함께 경찰서로, 보호소로 뛰어다니기도 했다.

30여 년의 목회를 통해, 목회란 말씀을 전하고 가르치는 것만 아니라, 성도들은 물론 마을사람들의 희로애락에 동참하는 일이며, 교회만 아니라 마을공동체의 일원이 되어 저들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예수님은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자신의 영광을 버리고 인간의 몸으로 이 땅에 오셨다. 예수님은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세우시기 위해 낮고 천한 사람들을 섬기고 또 섬기며 마침내 자신의 목숨을 많은 사람들을 위해 내어주셨다. 예수님의 희생 위에 오늘의 교회가 있고, 목사가 있다. 그렇기에 목사의 희생은 당연하다.

하나님께서 모든 성도들이 예수님을 닮기 원하시지만, 예수님을 닮은 모델을 보여주고 싶으셔서 목사를 세우지 않았을까? 목사도 인간이라 허물이 있다. 예수님처럼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예수님을 보기 전에 목사를 본다. 목사를 보며, 목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를 통해 하나님을 알아간다. 이리 생각하면 목사의 직분은 한없이 영광스런 직분이다.

그렇기에 목사는 복음을 위해,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예수님처럼 목숨을 버리지는 못해도 희생적이어야 한다(요 10:11). 목사의 희생 위에 복음이 확장되고 교회가 서고 성도들의 신앙이 자란다. 이것이 목사의 기쁨이며 보람이 아니겠는가?

모든 목사가 처음에는 하나님의 영광(부흥)을 위해 헌신한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하나님의 영광보다 자신의 목적(성공)이 우선시되면서 돈과 권력을 탐하고, 돈으로 문제를 해결하려하고, 자기의 욕심에 헌신한다(?).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이름으로 거짓을 진실처럼 말하기도 한다. 이런 목사는 하나님이 하신 일을 자기가 한 것처럼 착각한다.

그렇기에 자신이 목숨 바쳐 쌓아온 공로(?)가 무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세습을 시도한다(목사의 세습은 영광스런 일이나 교회의 세습은 하나님의 영광이 되는 가 깊이 숙고해야한다). 이는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담을 넘어간 절도요 강도다(요 10:1). 성도들은 속일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도 속일 수 있을까?

이런 목사들로 인해 영광스런 직분이 치욕을 당하고,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지고, 교회의 위상은 땅에 떨어지고, 가나안 성도가 늘어나고, 천신만고 끝에 전도한 영혼을 더욱 지옥자식이 되게 하지 않는 가 염려된다(마 23:15).

영광스런 직분을 영광스럽게 지키면 하나님께서 교회를 지키지 않으시겠는가?

모든 목사님들이 ‘하나님 앞에 정직하게’ 살아 영광스런 직분을 영광스럽게 지켜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