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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성 목사 [용산 초대교회/등록문화재 674호]

지난해 추석연휴를 이용하여 아내와 둘이서 스페인을 베낭 여행으로 다녀왔습니다. 시내버스를 이용해 바르셀로나가 내려다보이는 ‘벙커’나 ‘카탈루냐’ 미술관을 찾기도 하고, 스페인의 뜨거운 태양을 온 몸으로 느끼며 세비야의 스페인 광장에서는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의 주도에 자리한 건물임에도 ‘스페인광장’이란 호칭을 붙인 이유를 알 수 있었습니다.

여러 사람도 스쳐 지나가고 아름다운 풍광도 많이 만났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40년 가까이 지어지고 있는 ‘성가족성당’을 설계한 ‘가우디’와의 만남이었습니다. 하루를 전부 들여 가우디 건축물 투어를 했는데 그가 하나님을 지극히 사랑했던 믿음의 사람임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1900년대 초는 스페인의 경기가 아주 좋았던 때라 부호들이 많았고 바르셀로나가 당시에는 보기 드문 계획 도시여서 돈이 많은 이들은 저마다 멋진 집을 지어 돋보이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이름난 건축가들을 고용해 자기 집을 지었기에 바르셀로나 시내는 건물 하나하나가 매우 예술적입니다.

가우디 역시 건축가로서 젊은 시절부터 천재로 불렸고, 덕분에 바르셀로나에 많은 건축물을 남겼습니다. 그 건축물 대부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어있고, 오늘날 바르셀로나는 그가 먹여 살린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매일 관광객으로 붐빕니다.

하지만 그의 건축물은 당시에는 명성은 얻었지만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무엇보다도 건축물의 경제성이 많이 떨어졌습니다. 건물의 모양도 기존의 모습을 벗어나 너무 동화 속의 집 같았습니다. 그는 자연 속에 하나님이 계신다고 믿었기에 나무, 하늘, 구름, 바람, 물결 등 건물을 통해서 자연의 세계를 표현 한 것입니다.

그리고 너무 심하게 사용자를 배려했습니다. 예를 들면 내부에서도 반드시 자연광을 볼 수 있게 하려고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붙박이장의 손잡이 하나도 잡는 높이와 위치에 따라 다른 모양으로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부자들에게 분양하려고 만든 ‘구엘 주택’ 단지는 단 한 채도 분양되지 않아 투자자에게 엄청난 실패를 안겼고 공모전에 당선 된 그의 디자인은 폐기되곤 했습니다.

그의 건축물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31살 때 설계하여 짓기 시작해 138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지어지고 있는 ‘성가족 성당’입니다. 물론 기부금만으로 지어지고 있기 때문에 오래 걸리겠지만 완성되고 나면 근현대를 관통하여 규모나 예술성으로나 최고의 걸작품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성가족 성당은 천재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남겼던 “신은 서두르지 않는다”라는 말처럼 140년 동안 현재도 지어지고 있습니다. 가우디의 사망 100주년이 되는 2026년 완공예정입니다. 실내에 들어 가 보니 그 독특함에 발길을 돌릴 수가 없었고 구석구석에 표현된 그의 하나님을 향한 신앙심에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겸손한 신앙인으로 살았던 그는 생애 마지막 10년은 성당 건축에 정성을 기울였는데 그만 교통사고를 당했고 노숙인으로 오해를 해 길에 방치되었다 뒤늦게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지만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결국 쓸쓸히 사망합니다.

자기의 재능을 통해 하나님을 표현하려고 했던 그의 집념, 그리고 하나님께 최선의 것을 드리려고 했던 그의 열심은 당시에는 환영받지 못한 부분이 없지는 않았지만 세월이 지난 후에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올바른 신앙은 세월이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잊혀지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게 한 것이 가우디와의 만남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