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완수 목사 [원창교회]
정치와 종교는 어떤 면에서 서로 닮았을까? 권력다툼에 있어서 한 치의 양보 없이 진흙탕 싸움도 불사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언제부터인가 교계의 정치가 점점 세속적 정치를 닮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정치는 권력을 잡는 것이 목적이다.
이 목적 성취를 위해서 거짓말 하고 파당 짓고 모함하고 권모술수를 쓰고 돈 거래를 한다. 정치는 자기 살고 남 죽이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 즉. 자리에 대한 욕심과 그 자리를 얻고자 애쓰고 몸부림치는 행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자리에 대한 욕심이 과열되면서 불법과 편법이 자행되기도 한다.
이러한 세상 정치판에서나 볼 수 있는 일들이 교계 안에서도 공공연하게 일어나고 있는 점이 심각한 문제라 할 수 있다.
한국교회의 정치 역사는 분열과 다툼, 파괴의 역사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진리의 본질에 관한 문제라면 우리는 생명을 걸고서라도 싸워야 한다고 하지만 그것이 진리의 본질과 내용이 아니라 기능적이고 제도적인 정치문제라면 서로를 인정하고 살려주는 상생의 정치를 해야 되는 것이다.
인간 사회에는 사람들이 부, 명예, 권력, 인기와 같은 사회적 희소가치를 추구한다. 사람들은 더 많은 희소가치를 차지하기 위해서 경쟁을 벌이는데, 이러한 경쟁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원칙이 없다면 결국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오직 자기 이익만을 위해서 행동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한다. 이러한 세속적인 희소가치가 교계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너무나 안타까운 현실이다.
사실 법과 질서와 정의가 없는 사회는 정상적으로 성장 발전할 수도 없다. 법과 질서와 정의가 사라진 교계역시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중요하게 여기므로 이보다 더 중요한 선한 가치나 진리나 덕성과 같은 신앙적 가치는 무시되고 발현될 수 가 없다.
자신의 기득권과 헤게모니를 잡기 위해 상대방을 음모하고 서로를 죽이는 정치는 교단 내에서 폐기처분해야 하고 사라져야 한다. 그리고 이런 분열과 다툼을 조장하는 사람은 교단 내에서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반면에 반목보다는 화목의 정치, 살리는 정치, 정의로운 정치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교단이 희망과 비전이 있고 발전할 수 있다. 정치는 혼자 독단적으로 하면 독선과 아집에 빠질 수 있다. 그래서 교단의 계파를 초월한 목회자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끊임없이 여론을 수렴하는 피드백 정치를 해야 하고, 더 나아가서는 자신의 측근에 있는 사람만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보다는 그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자들에게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교단의 정치에서 개인의 이익이나, 사적인 관계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된다. 큰 정치, 시대적 정치를 하려면 무엇보다 교단발전에 우선해야 한다. 총회의 여러 문제나 신학교의 선출 문제도 마찬가지다. 나와 가까운 사람, 나에게 이익이 되는 사람을 어떻게든지 세워보려고 분열을 조장해서는 안 된다. 눈앞의 자신이 이익만 추구하기 보다는 미래적인 교단의 공동의 목표를 향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
특히 금번 총회에서 우려되는 것은 성총회보다는 다툼의 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총회장은 교권의 상징이 아니라 신앙의 지도자이다. 언제부터인지 총회장은 교권의 최고 위치에 군림하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그래서 총회장 선거는 곧 교권 쟁탈전이란 양상을 띠게 되었고 이로 인한 타락현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왜곡된 정치 풍토가 사라져야 한다. 우리 교단과 한국교계에 로드십 정치가 필요하다. 자신의 사리사욕이나 목적 달성이 아니라 진정으로 주님이 기뻐하시는 정치, 하나님의 뜻을 실현하는 교단 정치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교단이 희망이 있고 비전이 있고 발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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