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기 교수 [성결대학교 기획혁신처장 / 독일교회 장로]
일반인들의 입에서 성경말씀이 회자 될 수는 없을까? 누구나 대화 속에서 성경말씀을 관용 표현처럼 거리낌 없이 사용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통령, 장관, 단체장이 취임사 또는 신년사에서 자신의 철학, 의지, 그 해의 중심적인 슬로건 등을 사자성어로 표현 하는 것은 동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번 조국 법무부 장관 내정자도 이순신의 진중시(陣中詩)에서 “천보서문원(天步西門遠: 임금의 행차는 서문으로 멀어지고)....(중략) 서해어룡동(誓海魚龍動: 바다에 맹세하니 물고기와 용도 감응하여 꿈틀대고), 맹산초목지(盟山草木知: 산에 맹세하니 풀과 나무도 알아주네)....(후략)” 라 읊은 내용 중에 인용한 서해맹산(誓海盟山)을 통해 그의 의지를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중국의 사드보복 이후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만났을 때 ‘매경한고 (梅經寒苦: 매화 향은 고통과 추위에서 나온다.)’라는 사자성어를 인용해 시련이 있지만 관계가 공고해질 것이라는 덕담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큰길에는 아무런 막힘이 없다.”라는 ‘대도무문(大道無門)’을 자주 사용하였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백성을 하늘같이 소중히 여겨라”는 뜻으로 ‘이민위천(以民爲天)’의 사자성어를 인용하였다.
또한 중국은 미중 갈등 속에 “초심을 잊지 말고 사명을 기억하자.”는 뜻의 ‘부망초심(不忘初心) 뇌기사명(牢記使命)’으로 국민들을 채근하고 있다. 지난 연말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는 ‘임중도원(任重道遠)’이었다. 즉,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라는 말로 국가의 어려움을 대신했다.
그렇다면 사자성어 형식을 빌려 성경을 회자토록 하면 어떨까? 이러한 생각이 바로 『사자성경』을 탄생케 하였다. 사자성어 형태의 『사자성경』은 4천 페이지 분량, 책 8권으로 출간되고 있다. 『사자성경』은 언어선교의 중요한 요소로 현재 다문화국제학교와 몇몇 대학교의 제자반 및 신학과 교재와 홈스쿨링 교재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시작은 미약하나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욥 8:7) ‘시수비미(始雖卑微) 종필창대(終必昌大)’의 말씀을 이루고자 함이다.
『사자성경』에는 생활 속에서 말하는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라는 말과 비교되는 말씀(딤전 6:7)이 있다. “우리가 세상에 아무것도 가지고 온 것 없으매 또한 아무것도 가지고 가지 못한다.
” 즉, ‘무휴출세(無携出世) 무휴거세(無携去世)’라 하니 얼마나 격조 있는 말씀인가. 실제로 1971년부터 교과서에 한자가 사라지자 한문 능력과 사자성어 역시 급속하게 쇠퇴하였다. 그렇지만 한글은 70%가 한자로 구성되어있어 의미를 파악하기에는 한자공부가 필수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런 가운데 2022학년도부터 수학능력시험에 제2외국어의 한문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되니 유교와 불교 서적들이 한자교재로 편집 되고 있다. 한문을 익히기 위한 방편이라고는 하지만 교재는 곧 학습자들의 인식 속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 성경의 말씀 즉, 생명지언(生命之言)을 전하기에 편리한 책은 『사자성경』이라 사료된다. 성경을 알면 누구나 쉽게 한문을 공부할 수 있다. 마태복음 7장 7절의 말씀을 예로 들어 보자. “구하면 너에게 줄 것이다.” 즉, ‘구즉여이(求則予爾)’하고, “찾으면 그것을 만날 것이다.
”함은 ‘심즉우지(尋則遇之)’이며, “문을 두드리면 그것이 열릴 것이다.”함은 ‘고문계지(叩門啓之)’하고, 또한 시편 23편 1절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즉, ‘주시목자(主是牧者) 부지궁핍(不之窮乏)’이라하고, “나를 초장에 눕게 하시며 쉴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 도다.” ‘아와초지(我臥草地) 인아헐빈(引我歇濱)’이라 공부하면 쉽게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교회학교로부터 장년 성경학교까지 『사자성경』을 공부하여 구전전도(口傳傳道)로 사용함이 어떨까. 이 방법은 성경의 구절을 회자하여 가슴에 맺히도록 하는 프로젝트다.
이를 위하여 주일학교에서부터 한문 선행학습을 『사자성경』으로 추진함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대부분이 선호하고 애독하는 성경구절(요 3:16)을 사랑하는 가족들의 그릇이나 찻잔에 즉, ‘상제애세(上帝愛世) 독생자사(獨生子賜) 범신지자(凡信之者) 면멸득생(免滅得生)’과 같은 성구를 새겨주면 평생 마음에 담지 않을까. 또한 장수학교에서는 『사자성경』을 필사(筆寫)하고 학습한 내용을 퍼즐 맞추기 등의 게임으로 활용하면 마음의 Healing(힐링)이 될 것이다.
오늘은 ‘희락명약(喜樂良藥)이요 심우골고 (心憂骨枯)로다.’ 즉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이라도 심령의 근심은 뼈를 마르게 한다.”(잠 17:22)는 말씀부터 SNS나 대화로 이웃에 전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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