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양규 목사 [미국서남지방회장, 남가주새언약교회]
최근 연말을 맞이하면서 한국영화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되었다. 특히 그 가운데 ‘천문’이라는 영화를 얼마 전 이곳 미국에서도 CGV 영화관을 통해 관람할 수 있었다.
천문은 세종과 장영실의 위대한 업적 뒤, 사라진 한 줄의 역사와 영화적 상상력이 만나 탄생된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소재로 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으로 손꼽히는 세종대왕과 조선 시대 최고의 과학자로 당시 ‘과학을 위해 태어난 인물’이라는 칭송을 받은 장영실 두 인물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이다.
실제로 세종과 장영실은 신분 격차를 뛰어넘고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며 조선의 과학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장영실은 본래 부산 동래현 관청에 소속된 노비였으나 타고난 재주가 조정에 알려져 태종 집권시기에 발탁됐다. 세종은 왕위에 오르기 전부터 장영실의 재주를 눈 여겨 보고 있었으며, 즉위 후 정 5품 행사직을 하사하며 본격적으로 장영실과 함께 조선만의 하늘과 시간을 측정할 수 있는 천문 의기들을 만들었다.
하지만 조선 세종 24년 당시 발생한‘안여사건’을 통해 안여(임금이 타는 가마)를 제대로 감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의금부에 끌려가 국문을 받게된다. [세종실록] 문헌에서는 장영실이 문책을 받으며 곤장 80대형에 처하게 되고, 이후 그 어떤 역사에서도 장영실에 대한 기록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영화 <천문 : 하늘에 묻는다>는 이러한 실제 역사에서 출발하여 천재 과학자 장영실이 생사는 물론, 발명품의 제작 자료에 대한 기록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의문을 남긴 채 사라진 이유에 대한 호기심에 영화적인 상상력을 동원하여 완성한 실제 역사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모든 영화가 그렇듯이 영화마다 잊을 수 없는 명대사가 있기 마련이다. 특히, 이 영화의 마지막으로 치닫는 대사는 정말 잊을 수 없는 감동의 장면이었다. 마치 세종과 장영실의 대사를 통하여 주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모습이 오버랩 되었다.
장영실은 세종에게 이렇게 이야기한다. “전하, 왜 그리 힘든 길을 혼자 가려 하십니까?” 순간 가슴이 먹먹했다. 마치 쿼바디스의 한 장면이 생각이 났다. 다시 예루살렘으로 향하여 가는 주님을 보면서 베드로가 이야기 한다.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 왜 그 모진 십자가의 길, 고난의 길로 다시 가시냐는 베드로의 푸념일 것이다.
그러자 세종은 영실에게 이렇게 말한다. “혼자라니, 자네 같은 벗이 있지 않은가?” 마치 주님께서 우리들을 향하여 말씀하시는 것 같다.
“왜 혼자라고 생각하는가? 자네들이 있지 않는가?” 복음을 위하여 지난 한 해 동안 애쓰고 수고하며 모진 고난의 길을 마다하지 않은 우리 모든 목회자들에게 주시는 말씀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영화는 그렇게 막바지를 향하면서 마지막 대사를 통해 죽음으로 가는 장면으로 이어진다. 세종이 영실에게 말한다. “영실이, 자네 눈에 뭐가 보이는가?”그러자 영실이 세종에게 말한다. “전하의 나라가 보입니다. 부디 꿈을 이루소서” 그렇다면 우리에 눈에는 뭐가 보이는가? 과연 주님의 나라가 보이는가? 아니면 내 나라가 보이는가? 그렇다. 우리 눈에는 오직 주님의 나라가 보이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그 나라가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이 땅에서 이루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마지막으로 세종은 영실에게 이렇게 말한다. “영실이 자네가 고생이 많구만” 마치 주님의 위로처럼 들리지 않는가? “강목사, 김목사, 이목사.... 자네가 고생이 많구만” 주님의 나라를 위해서 애쓰고 수고하는 우리 모든 예성의 목회자들에게 주님의 위로하심이 가득한 새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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