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달 목사 [밝은빛교회]
칼럼(column)은 신문, 잡지 등에서 시사, 사회, 풍속 등을 촌평하는 기사, 뉴스의 핵심을 풍자하거나 문제점을 꼬집어 독자에게 공감과 흥미를 주는 기사 또는 난을 가리키는 말이다. 성결신문에서 “칼럼” 면의 원고 요청을 받고 어떤 글을 써야 하나 고민되었다. 칼럼 난에 맞는 기사를 써야한다는 부담으로 머뭇거리고 있을 때 제489호 성결신문에서 두 가지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하나는 본 교단 소속 군종목사 곽성민 대위의 기사였다. 다들 보셨겠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장병들의 우울증 극복을 위해 찾아가는 ‘군종 행복마차’를 운영하는 내용이었다. 자칫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중간 면에 그리 많지 않은 내용의 기사였다. 곽 대위는 코로나로 지친 장병들에게 기쁨과 위로를 주고 싶었단다.
긍정적이고 감사하는 자세로 어려움을 극복하도록 도우려는 취지를 가지고 그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방법으로 ‘행복마차’를 고안했다. 장병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는 ‘종교 상징물 나눔’, 부정적인 마음을 행복한 마음으로 바꾸도록 돕는 ‘마음 행복 약 봉투’, 감사 나눔 실천을 다짐한 장병을 대상으로 ‘감사밴드’ 증정, ‘목사님 기도해 주세요!’ 개인별 SNS 상담 신청, 즉석 붕어빵 시식 등 다섯 가지로 구성해 장병들의 스트레스 해소와 사기를 진작시켰다.
곽 대위의 ‘행복마차’는 예하 대대는 물론 멀리 불모지 작전에 투입된 장병들을 찾아갔다. 필자는 곽 대위의 목회적 고민과 목양적 지혜에 경의를 표한다. 그의 한 걸음 한 걸음에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그 사람이 기대된다.
또 하나의 기사는 김종현 장로의 한국장로회총연합회 대표회장 취임 축하기사였다. 눈에 잘 들어오는 자리에 여러 기관의 축하 광고와 여러 기사로 총 7면을 할애했다. 초교파 단체에서 본 교단 장로가 대표회장에 취임한 것은 자랑스럽고 정말 축하하고 기뻐할 일이다. 본 교단의 위상이나 홍보에도 보탬이 될 것으로 본다. 좀 지나치다 싶었지만 그분의 위상과 역할이라 생각했다.
이 두 기사를 보면서 이번 제99회 총회를 바라보는 필자의 마음과 칼럼이 정리가 되었다. 교단의 정기총회는 구성원들, 즉 우리가 이제까지 무엇을 하고 살아왔는지,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를 평가, 논의하고, 누가 그 일들을 감당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자리다. 뭘 잘하고 뭐가 부족했는지, 그래서 우리에게 어떤 것을 준비하고, 누굴 세워야하는지가 결정 되어야 하는 자리다. 그래서 너무 중요하고, 기대되고, 참여해야 한다.
교단과 목회에 대한 많은 고민과 비전, 그리고 그 비전을 실현할 방법을 찾고, 발표하고, 응원하는 자리여야 한다. 그래서 곽 대위의 기사가 너무 반가웠다. 그래서 김 장로의 기사가 그립다.
예성교단은 초기 한국교회의 영적 부흥의 불쏘시개였다. 한국교회 영적신앙의 자존심이었다. 그 당시의 ‘전도와 선교’라는 목표를 가지고 장등과 북으로 전도자의 사명을 다했다. 교파를 초월해 신자들을 불러 회개케 하고, 성령의 불을 받게 해 자기교회로 돌아가 충성된 일꾼으로 일하게 하는 영적재활센터였다. 그 당시 예성은 한국 백성들과 초기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꼭 필요했던 ‘행복마차’였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예성교단의 행복마차는, 마음 행복 약 봉투는, 감사밴드는 어디 있는가? 그나마 올해 예성은 시끄럽고, 불편함은 적어 보인다. 총회를 참석하기 위해 대가를 지불하더라도 가고 싶은 총회가 되어야 한다.
우리가 하는 일은 그곳에 가서 서류나 뒤적이고, 늘 나타나는 분들의 고함소리나 듣는 자리가 아니어야 한다. 우리가 보고 싶은 것은 선심성 광고나 이벤트, 자기 자랑의 기사가 아니다. 지금 이 시대의 목회적 비전을 얻고, 영적 활력을 전가하고, 내일의 지혜를 서로 나누는 자리여야 한다. 2020년 우리에겐 곽 대위의 열정과 지혜가 필요하다.
자신의 진급을 위해 환심을 사는 곽 대위가 아니라 ‘전도와 선교’를 위해 다시 장등과 북을 싣고 오늘도 전방을 달리는 ‘곽 대위와 행복마차’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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