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양규 목사 [남가주 새언약교회]
오래전 읽은 책 가운데, 기억에 남는 책이 있다. 바로 하프타임이라는 책이다. 하프타임(Half-time)은 축구, 농구, 럭비, 미식축구 등의 시간제 경기에서 전반과 후반 사이에 있는 대략 10분 정도의 휴식 시간과 같은 시간이다.
하지만 시간과 별개로 이 하프타임의 비중은 결코 짧지 않는 중요한 시간이다. 왜냐하면 이 하프타임 시간에 감독은 선수들에게 전반전의 경기를 분석하고, 후반전을 위한 새로운 전략과 포메이션을 계획하며 선수들을 독려해야 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하프타임을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후반전의 경기 양상은 전혀 새로워질 수 있고, 더 나아가 경기의 승패를 가져올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다. 그러기에 하프타임은 매우 중요하고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런데, 이 하프타임이 유독 스포츠 경기에만 존재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의 인생과 가정, 직장, 비즈니스, 목회에도 여전히 하프타임은 존재한다.
지금 전 세계는 사상 유례없는 코로나 19로 인해 어려움에 처해 있다. 어느 한 나라의 이야기가 아닌 전 세계 그 어느 나라도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감히 누가 상상이라도 해보았는가? 그저 영화에서나 나왔던 이야기이다. 그런데 그 영화 속의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왔다. 10월 22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 확진자는 무려 4천 만 명이 넘는 41,277,156명이고, 사망자는 1,135,603명에 달한다. 그야말로 재앙이다. 코로나는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뒤집어 놓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는 물론 우리의 신앙까지 말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끝인가? 다시 일어설 수는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우리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 상황을 상황으로만 바라본다면 우리는 한 없이 절망의 수렁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하지만 이 위기의 상황을 자기 인생의 후반전을 위한 하프타임으로 여기고 쉼과 회복을 통해 새로운 전략을 세우고, 주위의 동역자들에게 위로와 박수로 격려하자는 것이다.
필자는 예성에서 자라 예성 신학교를 나왔고, 예성에서 목사안수를 받아 예성에서만 20년간 목회를 했다. 그 가운데에는 한국과 미국에서 2번의 개척을 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 부흥도 맛보고, 교회도 성장하고, 학위도 취득하고, 주임 교수로 강단에도 섰다. 매주 CTS 방송과 라디오 방송설교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은혜 받았다는 전화도 많이 받았다. 그야말로 소위 잘 나가던 목사이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뜻하지 않는 어려움이 찾아왔다. 암수술로 인해 모든 것을 내려놓을 수밖에 없는 순간이 있었고, 급기야 코로나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찾아왔다. 그러면서 마음속에 생기는 강한 확신이 생겼다. 그것은 종은 성공을 꿈꾸는 사람이 아니라, 부르심에 순종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어쩌면 종의 자세에 관한 확신이 아닌가 싶다. 그동안 성공을 향해 달려가던 나에게 잠시 쉬고 가라는 하나님의 음성이 아닌가 싶다. 그렇다, 하나님은 나에게 인생의 후반전을 위한 하프타임을 요구하신 것이다.
어느 유행가의 가사처럼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그런 의미가 있죠. 우리 다함께 노래합시다. 후회 없이 꿈을 꾸었다 말해요...” 왜 우리에게 코로나가 왔는지, 거기에는 분명한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 비록 그 뜻을 다 이해할 수 없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상황이 아닌 하나님을 바라보며 믿음으로 멋진 후반전 인생을 준비해야 한다.
이제 새롭게 펼쳐질 후반전 인생과 제2의 사역을 위해서 말이다. 바로 우리가 그 시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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