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원 목사 [양무리교회]
어느 식당에 노부부가 식사를 하기 위해 자리에 앉았습니다. 음식이 나왔는데 할아버지는 열심히 식사를 하시는데 할머니는 음식을 드시지 않고 음식을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사랑스런 눈으로 처다만 보고 있었습니다.
식당 주인은 맛이 없어서 그런가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시간이 지나 할아버지가 음식을 드시고 난 후 틀니를 빼서 물로 씻습니다. 그런 후에 그 틀니를 할머니께 주니 할머니가 받아서 잇몸에 끼우고는 이번에는 할머니가 맛있게 음식을 드셨습니다. 사정은 잘 모르나 노부부가 틀니를 서로 번갈아 사용하면서 음식을 먹는 모습을 바라본 식당 주인은 가슴이 찡했다고 합니다.
노부부의 이런 모습은 풍요를 누리며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있어서는 다소 생소한 모습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노부의 식사장면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 폭의 그림이요 사람의 마음을 감동케 하는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노부부가 동반자로 함께 살아가면서 넉넉함이 주는 편리함과 즐거움을 갖지 못하며 사셨을지 모릅니다. 오히려 생활의 여유가 없는 불편함이 노부부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는 일이였을 것이다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부족함 속에서도 서로에 대한 배려는 노부부만이 가질 수 있는 즐거움과 행복함을 누리는 모습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공동체를 이루며 함께 살아가면서도 따스한 배려보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이기심이 공동체를 힘들게 하는 일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사도바울은 내가 고기를 먹을 수 있으나 만약 그로인해 사람들이 실족한다면 나는 평생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한 거룩한 결단과 배려를 찾아보기 힘든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행복한 동행은 배려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로인해 생긴 갈등은 우리의 평정심을 잃게 합니다. 평정심을 잃게 하는 동행은 서로에게 고통일 수 있습니다.
행복한 동행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믿음의 주요 온전케 하시는 예수를 바라볼 때(히12:2) 가능합니다. 나를 위한 마음보다 주님을 생각하는 마음을 가질 때 상대를 배려하면서도 기쁘고 행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욕망과 이기심을 극복하지 못한 배려는 위선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생긴 위선은 또 다른 갈등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진정한 배려는 그리고 그 배려 속에서 행복함을 가질 수 있으려면 “오리를 가고자 할 때 십리를 가줘라” 하는 주님의 말씀처럼 믿음이 주는 힘으로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믿음으로 하는 배려는 어떤 대가를 요구하지 말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주님이 주시는 마음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에게 내재되어 있는 욕망과 이기심이 삶을 발전시키는 요소가 되기도 하지만 나와 함께 하는 공동체를 망가뜨리고 결국에는 자신도 망가지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욕망과 이기심이 사도 바울처럼 믿음으로 극복되어 예성이란 공동체 안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가운데 행복해 하는 그런 공동체가 되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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