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달 목사 [밝은빛교회]
2021년 5월 14일,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본부 3층 예배실에서 한국성결교회연합회(이하 한성연) 회장단과 총무단, 사회책임분과 위원들이 모여 36개항에 걸친 ‘목회자 윤리강령’을 기자회견 형식으로 발표하였다.
한성연은 작년 ‘사회책임분과’를 신설하고, 사회적 중요한 이슈에 대해 성결교단에 맞는 올바른 복음적 입장을 표명하고 제시하는 임무를 담당하게 하였다. 첫 번째 사업으로 회원교단들이 공동으로 지킬 수 있는 성결교단 ‘목회자 윤리강령’을 만들어 회원교단과 교계에 발표한 것이다.
한국교회는 안팎으로 위기의 시기를 지나가고 있다, 코로나로 실추된 교회의 이미지, 비대면 예배, 매스컴이 고발하는 목회자의 행태-부정축재, 탈세, 몰카, 교회세습, 상습적 성폭행 문제에 이어 가장 민감한 아동학대 문제에 이르기까지-는 사회악으로 분류된 부끄러운 문제들에 자유롭지 못했다.
분명 극히 일부의 문제이지만 세상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목회자의 타락은 단지 그 한 사람의 타락이 아니다. 목회자의 추락은 곧 교회의 추락이다. 세상이 목회자에게 요구하는 윤리의 기대치가 있다.
섬김과 겸손의 덕,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경건의 능력, 정욕과 탐욕에 대한 성결한 태도 등 기본적인 윤리적 기대치가 높다. 하지만 목회자의 현실은 그런 기대치를 맞추기가 쉽지 않은 환경에 있는지도 모른다.
신적인 소명에 왜곡된 독선적인 태도, 선지자적 습성, 목자와 치리자로 대변되는 직위, 목회 사역에서 학습된 자기방어적 태도, 목회자를 신의 대리자로 여기는 성도들의 섬김 등이 목회자의 윤리적 기준을 혼란케 했을 수도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요인들이 변화된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적 기준에 목회자들이 제대로 반응을 하지 못하게 한다.
세상은 인공지능, 사이버 섹스, 인간복제, 비혼모, 경제의 양극화, 성차별과 성폭력, 자살 등, 신앙적인 윤리 기준을 요구하는데, 교회는 적절한 답을 제시하고 있는가. 또한 자신이 손해 보면서까지 희생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인정페이, 믿음페이 이런 것에 관심이 없는 1700만, 한국인구의 34% 속에 있는 MZ세대들, ‘라떼’를 싫어하는 MZ세대 부교역자들, 성도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세상의 문제에 답을 제시하던 지나간 시대를 그리워하지는 않더라도, 적어도 교회와 목회자가 개혁의 대상은 되지 말아야 한다.
이런 세상의 요구에 누가, 어떻게 답을 제시할 것인가. 결국 교회의 변화는 목회자가 먼저 시작해야 한다. 그러려면 목회자가 먼저 개혁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목회자 윤리강령’의 제정은 미흡하나마 사람들에게 외면당한 복음, 닫아버린 교회에 대한 마음의 문을 여는 성결교회의 첫 걸음인 셈이다.
성경말씀과 성결에 기초한 성결교회의 성결윤리, 36개항의 윤리강령은 성결교회 목회자로서의 소명과 개인의 생활, 가정에 대한 개인윤리 부분, 두 번째는 교회윤리 부분으로, 목회자라는 특권의식 배제, 부교역자와 동역적 관계, 이성에 대한 성적 접촉 삼가, 특히 목회자가 자신의 명예와 유익을 위해 교회의 재정, 인적 물적 재산을 개인용도로 사용하는 행동을 배격하는 규정을 제정하였다.
또한 앞으로 빈번하게 일어날 부도덕한 교회 매매와 후임자 승계 과정, 교회 세습 반대에 대한 내용도 적시하였다. 셋째로, 사회윤리 부분에서 목회자의 정치적 중립, 차별과 생명경시 풍조, 생태계 지킴이로서의 목회자의 참여 등을 다루었다.
‘목회자 윤리강령’은 단순히 선언적 의미로 끝나서는 안 된다. 각 교단 총회장들은 실효성과 공감대 확산을 위해 신학대학원 과정의 강의개설을 공언한 것처럼 신학교, 지방회, 총회 차원의 후속조치가 있어야 한다. 필자는 이번 목회자 윤리강령 제정에 참여하면서 목회자로서의 부끄러운 민낯을 보았다.
연구위원들은 한 줄, 한 줄 문건을 정리할 때마다 ‘바로 내 문제구나’하는 마음이 떠나질 않았다. 윤리강령 몇 문구 읽는다고 목회자의 윤리와 교회가 바로 세워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목회자들이 거울을 보듯 이를 통해 목회자로서 자신의 모습을 비춰 볼 수 있었으면 하고 기도한다. 이제 곧 보게 될 ‘한국성결교회 목회자 윤리강령’을 예성 목회자들이 찬찬히 읽어보길 바래본다.
.gif)
(2).jpg)
.gif){kind=smal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