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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이어
오병이어
2021-09-13 오후 1:39:00    성결신문 기자   


심상훈 목사 [고온교회]

필자는 30년 가까운 세월을 목회하면서 강단에서 꽤 여러 번 오병이어를 본문으로 설교를 했다. 하나님의 말씀의 신비로움이라 할 수 있을까? 같은 본문으로 여러 번 설교를 해도, 그때마다 은혜를 주시는 포인트가 달랐다. 더구나 같은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기록한 저자(예수님의 제자들)에 따라 기록한 관점이 다르니 참 여러 각도에서 오병이어를 설교했던 것 같다. 

필자는 농·어촌의 작은 교회에서 목회를 하다 보니 사역을 진행함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가 인적자원이었다. 그렇다 보니 도시 교회와 지인 목사님들께 요청한 도움이 물질적인 측면보다는 함께 사역할 수 있는 동역자였다. 감사하게도 호응을 해 주시고 일꾼을 보내주시는 교회들을 만나 수년째 여름마다 우리 교회의 특색 있는 우리 마을에 맞는 사역을 펼칠 수 있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마을의 밋밋한 벽에 예쁜 벽화를 그리는 일이었다. 때론 에덴동산을 그리기도 하고, 천지창조를 연상하는 그림을 그리기도 하며 눈에 띄는 부분에 우리만의 사인(가령 마을을 그리면서 중간에 교회를 그린다든지)을 했다. 여름에 벽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마을의 눈에 잘 띄는 집(회관 앞이나 버스 정류장 앞 등)을 정하고 기도하며 그 집 주인을 수차례 만나 취지를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가져야 했다. 다행히 큰 거부감 없이 승낙을 받아 그림을 그려왔다. 

금년 여름에는 교회 바로 옆집이 새로 수리를 하고 단장을 하는 것을 보고 그 벽에 그림을 그려드려도 되겠느냐 의향을 여쭈니 집 주인 아저씨께서 뜻밖의 대답을 하신다. “예쁘게 그려 주슈! 이왕이면 예수님 그림으로!” 이게 웬 횡재인가? 속히 동역할 교회와 통화를 하고 밋밋한 벽의 사진을 찍고 사이즈를 재서 알려 드렸다. 드디어 약속한 날이 되었고 무더위 속에서 수고하시는 손길에 의해 화사한 오병이어 벽화가 완성되었다. 

믿지도 않는 가정의 식구들이 냉음료를 사서 공궤하는 등 화목한 분위기 속에 화사하고 예쁘게 벽화가 그려졌다. 그런데 봉사팀이 돌아간 뒤 사건이 발생하였다. 가뭄에 단비가 내려서 반가운 마음에 교회 주변을 돌아보다 보니 아뿔싸! 그 예쁜 벽화가 빗물에 흘러내리고 있었다.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있으니 그동안은 시멘트벽이나 옹벽 그리고 벽돌에 그림을 그리다 보니, 외부 수성으로 그려도 몇 년은 이상이 없었는데, 이번 벽은 철재 판넬이었던 것을 놓친 것이다. 빗물에 외부 수성 페인트가 미끄러져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너무 당황스럽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었는데, 주님은 또 다른 감동의 이벤트를 준비하셨다. 주인아저씨가 화를 내는게 아니라, “수고하셨는데, 비가 와서 이거 어떻게 해요?” 하시면서 이어서 하시는 말씀이 “그런데 목사님 신기해요. 예수님만 안 지워지네요” 그러고 보니 그랬다. 

정말 예수님 모습만 그대로 남아 있었다. “주여!” 일단 그려주신 교회와 통화를 해서 수고스럽지만 다음 주에 다시 내려와 그려 달라고 요청을 했다. 올 여름 같이 무더운 날 다시 봉사자들이 방문하여 이번엔 유성으로 더 예쁘게 오병이어 벽화를 완성하였고, 지난 주 폭우에도 지워지지 않아 참 감사하였다. 

그런데 이 벽화가 담고 있는 메시지가 참 놀랍다. 설명도 쉽다. 제자 한 사람이 예수님께서 건네주시는 물고기 두 마리와 떡 다섯 개가 든 바구니 그리고 반대편에 남은 떡이 가득 든 12 광주리! 그런데 우리가 기대하지 못했던 후폭풍으로 더 멋진 주님의 일하심이 있었다. 밋밋한 벽이 알록달록 그림으로 채워지자 지나가시던 마을 주민들이 “목사님! 이 그림 너무 예뻐요. 이 그림이 무슨 뜻이에요?” 벌써 몇 분이 그림의 내용을 물으셔서 열심히 설명을 해 드렸다. 

어? 그러고 보니 나는 아직 주님을 알지 못하는 이웃들에게 몇 편의 오병이어 설교를 한 것인가? 너무 감사해서 이 사실을 봉사해주신 교회 목사님께 말씀 드리니 목사님은 한 술 더 뜨신다. “우리 교회는 심었고, 목사님 교회가 물주고 가꾸시면 열매 맺겠네!” 할렐루야! 

간절히 바라기는 우리 개인의 삶 속에도 우리 가정에도 우리 교회에도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교회를 통해 우리 마을에도 오병이어의 이적이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단지 먹을 것이, 우리가 필요한 것이 가득함을 넘어, 우리의 삶을 통해 우리의 헌신과 섬김을 통하여 모든 이들이, 주님을 영접하고 주님께서 베풀어 주시는 풍족함이 넘치는 진정한 오병이어의 기적이 우리의 삶 속에 날마다 풍성하기를 기도한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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