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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성 손택구 목사님을 기리며
우성 손택구 목사님을 기리며
2022-07-23 오후 8:40:00    성결신문 기자   


11년 전 은사이신 손 목사님 영결식 때, 역시 은사이신 오희동 목사님께서 추도사를 하셨는데, 그 추도사의 끝맺음을 맥아더 장군의 고별사로 방점을 찍었습니다. 추모사는 추도사의 연장 선일 수도 있다 싶어, 저도 그 고별사를 앞세워 보겠습니다.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 뿐이다”

1970년대 연희동 성결신학교 때 일입니다. 늦깎이 신학생인데다 명동각설이 같이 생겨서인지, 도무지 불러주는 데가 없어서, 금요일 오후부터 주일 저녁 때까지, 텅빈 기숙사 지킴이만 하다가 졸업을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은사목사님을 지근거리에서 뵐 기회가 더러 있었습니다. 물론 선교대회 참석차 두 주간 미국과 일본을 모시고 동행한 적도 있습니다만. 

제가 지난 17년도에 ‘노컷 하늘드라마’라는 책을, 쿰란출판사를 통해 출간했습니다. 그 책 231쪽에서 235쪽까지 은사 목사님의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요긴한 부분만 발췌하되 그 대목에서도 서사는 걷어내고 뼈대만 추려 타이핑했습니다. 그 내용을 읽어 드리고, 몇마디 부언하고 마치겠습니다.

1977년 신학생 때의 일이다. 은사이신 손목사님께서 학장으로 계실 때 신학교 교회를 신축하게 되었다. 이화여대 후문 쪽 봉원동에 있는 사저를 팔아서 건축비를 보탰다. 그 집을 비워주고 건축이 채 끝나지 않은 교회 문간방으로 목사님 내외분께서 옮겨오셨다. 한 주간 후 건축은 마무리 되었는데 체불 임금이 1천만원 가량 되었다. 섣달 그믐이 낼 모렌데 돈줄이 꽉 막혔다. 체불 임금 1천만원을 해결하지 못하면 일꾼들이 떼거리로 몰려 올게 불을 보듯 뻔 했다. 

목사님은 불쑥 신축한 교회 발코니에 올라가셨다. 확 몸을 던지고 싶은 충동을 받으셨다. 극한적인 상황에 너무 번거롭게 시달리다 보니 순간 인내의 한계를 느끼셨던 것 같다. 그때 문득 예수님 말씀이 떠 올랐다.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날로 족하니라” 목사님은 이 말씀을 연거푸 되뇌셨다. “그렇구나. 어제의 오늘도 주님의 것이요, 내일도 주님의 것이구나”

다음 날이 밝았다. 시한폭탄 같은 섣달 그믐이 아침 반나절을 넘기고 있었다. 어제는 “내일 일은 주님의 것이라”는 말씀의 덕을 보았는데, 막상 섣달 그믐과 맞닥뜨리니, 외수없이 또 속이 타들어갔다. 그때 얼핏 인기척이 났다. 

기어이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지그 시 문을 열었다. 밖에 잔뜩 분이 찬 성난 얼굴들이 진을 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의외로 바깥은 조용했다. 저 만치서 목사님을 찾아 온 사람은 뜻밖의 5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여인이었다. 

목사님을 뵙자 허리를 굽혀 정중하게 인사를 했다. “저, 학장 목사님이신가요?” “예, 그렇습니다만?” “잠간 뵐일이 있어서요. 저는 저기 보이는 연희장로교회 권사입니다. 담임 목사님은 우00 목사님이시구요” “그래요? 그런데 웬일로 저를 찾아오셨는지요?”

그 권사는 핸드백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 들고 목사님 가까이 다가왔다. “목사님, 아무 말도 묻지 말아 주세요. 이건 오로지 성령님이 하신 일이에요. 며칠 전부터 성령님이 저를 몹시 채근하셨어요. 목사님을 찾아 뵈라구요. 성령님이 길도 보여주시고 목사님도 보여 주셨어요. 목사님 부탁이에요. 

아무 말도 묻지 말아주세요.” 그 권사는 목사님 손에 봉투를 건네드리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갑작스런 일에 어안이 벙벙해진 목사님은 한참을 멍하니 서 계시다가 안으로 들어오셨다. 봉투를 열어 보았다. 체불임금 만큼의 수표가 들어있었다. 목사님은 한참을 손등으로 눈두덩을 눌렀다.

우성 손택구 목사님의 아이덴티티라고나 할까? 그것은 -목사님 다움-에 있다고 봅니다. 누가 봐도 그 어르신은 목사님이십니다. 남녀노소 빈부귀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우성 손택구 목사님은 정녕 목사님이십니다. 대통령이 봐도 목사님이시고 이등병이 봐도 목사님이십니다. 박사가 봐도 목사님이시고 까막 눈이 봐도 목사님이십니다. 스님이 봐도 목사님이시고 밤주막 주모가 봐도 목사님이십니다. 건달이 봐도 목사님이시고 조폭이 봐도 목사님이시고 심지어는 점쟁이가 봐도 무당이 봐도 우성 손택구 목사님은 갈데 없는 목사님이십니다. 아니 김정은이 봐도 손택구 목사님은 영낙없는 목사님이십니다.  왜요? 그 까닭은  ‘목사님 다움’ 에 있습니다. 목사님 다움되게 한 그 진원지가 어딜까요? 성결한 삶, 성결한 인격에 있습니다.

이 추모사를 준비하면서 생각나는 시가 있었습니다. ‘천년사랑’이라는 시인데 작자미상입니다. “햇살이 눈부신 날 투명한 유리병에 햇살을 가득 담고 싶다 너에게 흐린 날에 주기 위해서..”

눈 부신 햇살이나 투명한 유리병은 성결로 옷 입으셨던 목사님을 생각나게 합니다. 우리들의 삶이 우여곡절로 흐린 날에는  비천에 처할 줄도 알고 풍부에 처할 줄도 알아 모든 일 곧 배부름과 배고픔과 궁핍에도 처할줄을 아셨던 은사 목사님을 생각하고, 영성이 흐릴 때에는 은사 목사님의 성결한 삶, 성결한 인격을 추모하며 기립시다.

우리 모두의 은사이신 우성 손택구 목사님! 후학들이 오늘 벌이는 착한 일들을 굽어보시고 기뻐하시고 응원하시면서 영원히 높고 빛난 그 집에서 만나 뵈올 때까지 안녕히 계십시요!

김선기 목사 [호남교회 원로]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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