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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 기간에 성지를 순례하며…
사순절 기간에 성지를 순례하며…
2023-04-10 오전 10:25:00    성결신문 기자   


강대일 목사 [안양교회]

성도에게 있어서 이스라엘 방문은 둘 중의 하나다. 관광을 할 것인가 아니면 순례를 할 것인가. 물론 관광회사에서 패키지로 함께 떠나는 여행도 ‘순례’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관광 상품으로 짜놓은 경로를 극도로 통제된 상태에서 답사하듯 다니다 보면 피로감만 쌓일 뿐이다. 

성지의 생생한 현장감을 느껴보고 싶은 건데, 이런 여행 후에는 늘 답답함과 허전함만 남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 몇 번의 경험 후에 나는 이제부터는 순례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 그래서 용기를 내서 Hertz 에서 소형 자동차를 예약하고, 벤구리온 공항에서 렌트카를 픽업해 운전해 다녔다. 사순절 기간에 방문한 성지였다.

성지 이스라엘을 차로 한 번 운전하며 누벼보라. 상상만 해도 흥분되지 않는가! 성경에 나오는 지명들이 도로의 이정표에 적혀 휙휙 지나가는 것을 경험하면, “아, 여기가 바로 성지구나” 하는 감동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다행히 우리 곁에는 최고의 네비게이션이 있다. 바로 우리의 스마트폰 안에 있는 <구글맵>이다. 예루살렘 시내의 좁은 일방통행 길까지 완벽하게 안내해준다. 혹시 영어나 히브리어를 모른다고 걱정이 되시나? 우리의 훌륭한 조력자가 또 스마트폰 안에 있다. 바로 <구글번역> 앱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약간의 용기일 뿐이다.

이스라엘의 남북으로 난 도로는 요단강을 따라 나 있는 90번, 족장의 길이라고도 알려져 있는 중앙산악지대의 60번, 그리고 해안 쪽으로 나 있는 <이차크 라빈 하이웨이>로도 불리는 6번 도로가 핵심이다. 주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예루살렘과 갈릴리 사이를 주로 오가셨던 길은 지금의 90번 도로다. 요단강을 따라 나 있는 길이기에 비교적 평지요, 교통량도 많지 않아 운전하기 편한 길이다. 또한 예수님께서 수가성의 여인을 우물가에서 만나시기 위해서 걸으셨던 중앙산악지대로 나 있는 도로는 지금의 60번이다. 

남쪽 예루살렘에서부터 벧엘, 실로, 세겜, 사마리아로 이어지는 길이라 족장의 길이라고도 하고, 사마리아를 통과하기에 예수님 당시에도 유대인이면 결코 사용하지 않는 길이었다. 지금도 팔레스타인 서안 지역을 통과하는 길이라 유대인들 역시 지나기를 꺼리지만 우리는 상관없다. 조금의 용기만 있으면 된다.

다만 이스라엘 운전자들은 하나같이 급하다. 신호가 바뀌기가 무섭게 급출발을 하는 것은 그래도 애교로 봐 줄만 하지만, 어쩌면 그렇게도 시도 때도 없이 경적을 울려대는지. 고속도로에서 칼치기도 다반사다. 왜 이렇게 운전이 험한가. 누군가에 물어봤더니 이스라엘 사람들은 군대 가서 탱크를 몰다 와서 그렇다는 반 진심, 반 농담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마도 팔레스타인과의 전시와 같은 급박한 상황에 있다 보니 천천히 운전할 여유조차 없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기왕이면 호텔 대신 400년 이상된 프란시스칸 순례자 전용 게스트하우스에 머물러보자. 예루살렘과 티베리아, 나사렛, 베들레헴 등지에 프란시스칸에서 운영하는 순례자를 위한 게스트 하우스들이 있다. 

가장 기본적인 시설만 구비 해 놓았지만 깨끗하고 검소한 숙소들이다. 지난 순례 때는 구 예루살렘 안의 게스트하우스에서 9일 동안을 머물렀다. 뉴게이트를 통해 예루살렘 도성 안으로 들어가면 크리스천 지역 내의 성묘교회 직전에 위치해 있다. 세계 각지에서 온 순례객들과 같이 아침 식사를 하며 성지의 정보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좋다. 

숙소에서 나와 2분을 걸어가면 예수님의 성묘교회가 있고, 또 3분을 걸어가면 <비아돌로로사>이고, 5분을 걸어가면 통곡의 벽이 나온다. 숙소 내 예배당에서 잠깐 새벽기도를 하고 나와 새벽안개가 자욱한 구 예루살렘 도성 안의 길을 구석구석 걸어보면 성지 관광이 아닌 진짜 순례를 하게 될 것이다. 

때마침 올해는 3월 6일과 7일이 부림절이어서 예루살렘 안의 부림절 퍼레이드를 경험할 수 있었고, 특히 사순절 기간이라 예수님의 <비아돌로로사>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단체 일정에 쫓기지 않고 현장에서 한두 시간 깊이 묵상하고, 그 자리에 해당 되는 성경구절을 읽을 수 있는 순례에 여러분을 초청하고 싶다.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외국어가 아니라 조금의 용기일 뿐이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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