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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쓰는 편지
마음으로 쓰는 편지
2013-06-23 오후 2:18:00    성결신문 기자   


어려운 시절 이겨내도록 곁에 있어 준 아내에게 감사
결혼 50주년 맞이해 아내에게 건네줄 ‘감사장’ 준비하며 편지

이상운 장로 (서울남, 새누리교회 원로)

엊그제 결혼식을 올린 것 같은데, 벌써 오는 11월 2일이면 50주년(금혼식)을 맞게 되니 감개가 무량하오. 반세기가 꿈처럼 지나가 버렸으니 생각할수록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 어찌 헤아릴 수가 있겠소. 6.25가 돌아오면 항상 피난 왔던 그 시절 그 이야기로 밤을 지새웠던 때도 많았지요(6,25가 아니었다면 당신을 만나지 못했을 텐데). 생각하기조차 끔찍했던 전쟁이었지만 평양댁 아줌마 당신과 50년 동안 함께 살아올 수 있었기에 이달을 보내면서 사랑하는 당신에게 이 편지를 보내기로 했소.

지나온 삶을 돌아다보니 여유롭고 즐거웠던 때 보다는 외롭고 심한 경쟁 속에서 남한테 떨어지면 죽는 줄만 알고 지나온 반세기였던 것 같소이다. 혹 누가 한 평생을 어떻게 살았느냐고 묻는다면 “그저 정직하게 신앙인으로 최선을 다해 살았다고, 그저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그리스도의 심장을 갖고 최선의 삶을 살려고 노력했지만 어림 세 푼어치도 안된 것같다고” 이정도로 답할 뿐 목에 힘주고 자랑할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음을 고백할 수밖에 없소이다.

부족한 남편 만나 평생을 혹사만 당하고 자기목소리는 낸 적이 없고 남편에게 순종으로만  일관했는데, 자기소질이나 취미를 개발하지 못한 채, ‘큰 수술하고 항암치료 주사’를 맞으면서 그렇게 힘겨워하면서도 남편에게 부담주지 않으려고 애쓰고 눈감고 기도하던 모습…. 50년을 함께 걸어온 아내(지영옥 권사)당신에게 해야 할 말을 다 하기로 한다면 두루마리로  몇 발을 써야하지만, 말을 요약하고 축소해서, ‘감사장과 금일봉’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미리 말하는 것을 양해하기 바라오. 물론 간략하지만 끝까지 인내하면서 부모에게 순종으로만 일관했던 자식들에게도 감사장을 준비하고 있소이다.

목회자의 길을 걸어가고 싶었던 나였지만, 대신 작은 아들(승필·미국, California-Saeroun Church 담임목사)이 미국에서 목회를 하고 있고, 큰 아들(승현·Standard Cha rterd은행)은 상무이사로 온누리교회 순장으로 봉사하고 있으며, 재헌이, 재윤이, 재승이, 제나 4남매 손자손녀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다고 가끔 눈시울을 보이면서 말하던 당신. 지난번에는 캘리포니아에서 목회하고 있는 아들한테 가서 1개월만 체재하고 온다던 우리의 일정이 무려 3개월 이상을 연장하면서 교인들과 함께 즐거웠던 그 시간들을 잊을 수가 없구려.

어쩌면 교인들이 그렇게도 순수하고 열정적이며 성경공부에 그렇게도 열심 있고, 점심때나 금요일저녁에 교인 모두가 함께 모여 유무상통하며 떡을 떼고 과일을 먹으면서 교제하는 그 모습들이 마치 ‘성령충만한 초대 예루살렘교회처럼 나눔과 사랑의 아름다운 공동체의 모습인 것’처럼 지냈던 지난날들이 눈에 선하며 그리워지는구려. 우리가 마지막 주일 예배드리고 오후에 송별파티를 하면서 ‘우리다시 만나 볼 동안 하나님이 함께 계서…’ 눈물을 흘리면서 함께 찬송했던 그 감격을 잊을 수가 없구려. “곧 다시 오리이다, 그동안 그리스도 안에서 평안하시고 구원하는 성도숫자가 더욱 늘어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인사하던 그 때를 어찌 잊을 수가 있겠어요.

특별히 75세로 일기를 마감하신 당신의 시어머니(고 이병옥 권사)에게 어김없이 용돈 챙겨주고 일용할 반찬 거리, 속내의를 비롯하여 그토록 자상하게 배려해드렸고, 당신의 두 며느리에게는 명령이나 잔소리 하나 없이 배려했던 시어머니인 당신. 한때 내가 ‘인생의 마침표’를 찍으려고 결행하려할 때(고합그룹 분식회계건으로 검찰청 중수부 조사받던 중), 내 손잡고 기도하면서 “손자, 손녀들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교회를 위해서도 반드시 살아야하오”라고 하소연하면서 “반드시 하나님의 뜻이 있고 고통 넘어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기쁨이 있을 것이에요”라고 동기를 부여해주어 인생의 새로운 전기를 만들기도 해 주었던 반세기의 반려자 사랑하는 아내. 당신이기에 정말 잊을 수 없었소이다. 그런 아내에게 무엇이라 압축해서 ‘감사장과 금일봉’을 전달할까 생각하며 고민 중에 있소이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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