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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특집(8)
종교개혁 500주년과 한국 성결교회의 개혁
2017-06-24 오후 1:32:00    성결신문 기자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이다. 단순히 기념일로 지날 것이 아니라 올해 우리 성결교회 역시 개혁될 것을 소망하고 결단하는 시기로 삼아야 한다. 루터나 칼빈과 같은 개혁자들이 한국교회를 바라보면 기가 막힐 것이라고 생각된다. 자신들이 그토록 배척했던 혼합 종교적 요소들, 종교 다원주의, 교권주의, 물질주의, 우상숭배와 같은 개혁의 테마들을 어쩌면 그렇게 한국교회들이 따라가고 있는지? 종교개혁자들은 유명한 구호를 남겼다.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Ecclesia Reformata semper est reformanda) 종교개혁으로부터 시작된 기독교회의 한 교파로 성결교회 역시 항상 개혁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한국 성결교회는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가? 

성결교회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개혁자들은 개혁교회라는 브랜드를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럽 전체에 개혁교회를 퍼뜨렸다. 브랜드라고 하는 것은 해당자, 혹은 해당 기관의 속성과 그것이 주는 감정이나 이미지의 총합이다. 브랜드에 따라서 믿음을 주고, 마음이 가게 만든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리는 누구이고, 어떤 기관이고, 무엇을 잘하는지 간단명료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브랜드이고 경쟁력이다. 

그동안 성결교회는 브랜드를 잃었거나 있었어도 희미했다. 성결교회답지 못했고, 장로교회화 혹은 감리교회화, 일부는 오순절 순복음교회화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교단 연합기관에 가보면 성결교회의 위상이 어떤지 누구나 쉽게 안다. 브랜드는 가치를 높이고 경쟁력이 있게 한다. 브랜드는 정체성을 보여준다. 브랜드가 있으면 믿을 수 있다. 사전정보가 없어도 일단 브랜드를 보고 신뢰하게 된다. 브랜드는 장점을 극대화시켜 준다. 성결교회는 브랜드를 갖출만한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간과했었다.  

성결교회만의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목회자가 중요하다. 교회의 문제점을 지적할 때마다 매번 등장하는 메뉴는 목회자의 자질, 목회자의 소명의식, 목회자의 윤리, 목회자의 물질 문제이다. 목회자의 비리가 뉴스에 등장할 때마다 성도들은 애써 외면하려 한다. 가정에서 뉴스를 본 불신 가족들의 비판에 제대로 변명도 할 수 없다고 한탄한다. 신학교 재학 중인 이들은 신학교 수학 중에 부단히 공부하여 목회 자질을 길러야 한다. 목회 초년 시절에 실수 허물이 있었다면 기도원에 들어가 ‘일사각오’의 정신으로 금식하면서 영성을 키워 새 출발을 해야 한다. 목회를 오래한 이들은 성결교회 목회자 상을 보여주어야 한다. 성결교회는 간판이나 예배당 건물이 아니다. 성결교회 목회자가 성결교회의 브랜드가 된다. 

 “성결교회는 기도를 많이 한다!” 물론 기도에 있어서 유명한 다른 교단도 있지만 성결교회는 예로부터 기도로 출발한 교단이다. 우리교단은 모임 때 회의보다 기도회를 많이 가져야 한다. 어느 성결교회를 가나 새벽기도가 뜨겁고, 금요기도, 심야기도가 뜨거워야 한다. 새로 섬기는 교회를 찾을 때 기도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도들이 성결교회를 찾을 정도로 성결교회는 기도의 본이 되어야 한다. “성결교회는 성경을 잘 가르친다!” 신유를 가르치는 교회도 있고, 전도를 가르치는 교회, 제자교육을 잘하는 교회도 있다. 그러나 성결교회라 할 때 연상되는 것은 성경을 가르치는 교회로 소문났으면 한다.

“성결교회는 선교에 열심이 있다!”는 브랜드를 가졌으면 한다. 개교회 중에서 선교를 잘하는 교회는 있으나 선교에 열심인 교단, 특출한 교단은 안 보인다. 장애인선교에 열심인 교단도 있고, 민중선교에 앞장서는 교단도 있다. 노인대학을 잘하는 교단도 있다. 그러나 성결교회는 선교의 전통으로 세워진 교단이다. 초창기부터 선교에 앞장선 교단이다. 세계 곳곳에 성결교회 선교사들이 없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조금 더 힘을 내어 교회들이 선교에 열중한다면 성결교회의 브랜드 가운데 ‘선교’가 꼽히게 될 것이다.  
   
성결교회는 ‘오직 성경’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앞에서 16세기 종교개혁을 논하면서 성경회복, 말씀회복이었다고 짚은 적이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중세교회들은 말씀과 무관한 교회였다. 감독들은 설교할 줄 몰랐고, 교구 사제들은 라틴어 예전집에 따라 형식적으로 미사를 집전하는데 그쳤다. 일부 개혁적 성향의 젊은 사제들도 성경에서 본문을 취하기보다 교부들의 책에서 논조를 찾았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기보다는 교구의 영향력 있는 신도의 비위에 맞는 기도를 펼쳤던 것이 결국 종교개혁의 폭탄을 맞게 된 계기였다. 

오늘날도 냉정하게 말하자면, 성결교회 강단이 희미하다. 설교자들 자신도 무엇을 설교하는지 방향을 잃어버린 듯하다. 성경 본문을 전하기보다 심리학적이고, 도덕적이고, 세속 경영주의적 메시지들을 쏟아내고 있다. 일주일 내내 밖의 일로 분주하게 보내다 주말에 배달되는 설교안을 들고 강단에 오르는 목회자들도 많다. 성경을 직접 읽기 보다는 설교집을 읽고, 경건서적을 읽고, 인터넷에 떠있는 설교를 더 참고하는 이들이 많다. ‘성경’을 읽을 때, ‘성경’을 묵상할 때, ‘성경’을 간절히 사모할 때 하나님이 주시는 메시지가 나온다.  

예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에서 한인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도할 때 특이한 이민교회 목회자를 보았다. 그는 유학 가서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강의하던 사람인데 늦게 소명을 받고 신학교 졸업 후 그곳에 한인교회를 개척하여 꽤 많은 성도들을 목회하던 사람이다. 어느 날, 그는 성경 외에는 모든 책들이 무용하다면서 소장하던 책들을 전부 파기했다. 골프도 복음에 필요하지 않다고 골프채를 버렸다. 

클래식 음악도 들을 필요 없다고 갖고 있던 음반들을 던져 버렸다. 그때에는 그가 너무 위험하고 급진적이라고 비판했으나, 근래에 와서는 나도 상당부분 공감하고 있다. 개혁자들이 그토록 강조했던 것처럼 우리에게는 성경이 가장 중요하다. 그럼에도 성결교회는 무엇을 쥐고 있는가? 무엇에 더 정신이 팔려있는가? 무엇에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기왕에 개혁하려면 ‘오직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성결교회 신학을 발전시켜야 한다. 
한국 성결교회는 100년의 역사를 가졌으나 아직 신학적 정체성을 갖지 못해 교회마다, 학자들마다 제각기 다른 신학을 들고 성결교회 신학이라고 가르친다. 성결교회의 신학적 빈곤은 가장 기본적인 구원론과 성결론에서 의견들이 갈린다. 아직도 성결교회 기원에 대한 만국성결교회와 웨슬리 논쟁은 그치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성결교회의 신학적 빈곤은 성도들이 복음에 대한 기본기도 갖추지 못했다는 점에서 시급하게 선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복음에 대한 바른 이해에서 세계관이 세워지고, 가치관이 확립되며, 인생관이 열려지게 되는데 그것을 바로 가르치지 않으니 바람만 불면 쉽게 넘어지는 것이다. 

복음의 포괄적이고 올바른 이해에서 신학적 사고가 나옴이 당연함에도 귀에 들리기 쉬운 가벼운 복음을 가르친다. 성경 구절 몇 개를 문자주의와 율법주의적으로 해석하여 도출하는 신학의 원시성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신학적 빈곤은 결국 성결교회의 빈곤으로 돌아온다. 구원론의 기본인 중생을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모두가 쉽게 타락하는 세상에서 성결함이 얼마나 귀중한 것인지 강조해야 한다. 귀신론적 축사와 치유가 아니라 하나님의 방법으로서의 신유를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 성결교회뿐 아니라 한국교회가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니 구원파 같은 이단이 활개치고 교회 성도들을 미혹하고 있다. 

신천지가 감히 성결교회안에도 무수히 들어와 판을 친다. 성경해석의 역사적, 문학적 맥락들을 무시하고 신학적 무지에서 자신들이 믿는 교리나 전통, 선호하는 사상들을 무비판적으로 전달하고 보니 성도들에게 분별력이 사라져서 쉽게 이단 사설에 미혹되는 것이다. 결국 신학의 타락, 신학의 빈곤은 교회로 하여금 급속히 쇠락하게 만든다. 성결교회는 종교개혁을 기념하면서 신학적 개혁, 신학교육의 개혁, 성경해석의 개혁들이 있어야 성숙해 질 것이다. 

 개혁자들의 도전정신을 회복해야 한다. 
성결교회는 한국교회의 교파들 중에서 후발주자였다. 그러나 많은 부분 선구자적인 역할을 감당했었다. 신사참배를 과감하게 거부했으며, 교회연합운동에도 일치감치 앞장섰다. 신사적으로 초청하는 개인전도 대신에 요란하게 북치며 동원하는 노방전도를 시작했고, 주일오후 성별회를 열어 성령집회와 신유집회를 열기도 했다. 요즘 표현으론 ‘퍼스트 펭귄’인 셈이다. 다들 빙하의 차가운 물로 들어가려하지 않을 때 누군가 먼저 물속에 뛰어 들어가면 남은 펭귄들은 일제히 물속으로 따라서 다이빙한다. 성결교회는 제일먼저 들어가는 퍼스트 펭귄과 같은 개척자 정신이 회복되어야 한다. 

 우리교회에서 지난 주간에 부흥회를 열었다. 강사가 물었다. “예성 교단은 교회 수가 얼마나 됩니까?” 1300개 교회라고 대답했더니 자신의 생각보다 교회 수가 작다고 하는 것이었다. 성결대학교의 위상으로 보나, 예성 출신들이 곳곳에서 크게 사역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 겨우 그 숫자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나보다. 그러고 보니 성결교회는 과거에 비해 개척이 크게 줄었다. 교회개척뿐 아니라 사역들을 진행하는 것도 예전과 같은 야성이 줄었다. 교단 교회 숫자가 800교회 남짓하던 시절에 선교사대회를 그렇게 성대하게 치렀던 교단인데, 이제는 선교사대회도 축소해서 행사로 치른다고 한다. 교회 짓다 망한다고 이젠 젊은 사역자들도 교회당 짓지 말고 리모델링하잖다. 교단이나 개 교회나 행사를 하자고 하면, 다들 돈이 없으니 축소하자고 한다. 물론 예산이 들어올 것을 예상하고 행사를 벌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꼭 해야 할 일을 돈 때문에 못한다고 미리 겁먹는 것은 믿음이 아니다. 개혁자들은 생명의 위협과 핍박과 환란에도 개혁운동을 중단하지 않았다. 핍박 중에는 다른 도시로 옮겨서라고 개혁의 불씨를 끄지 않았기에 거대한 가톨릭 세력과 맞붙어 승리한 것이다. 개혁자들의 그 도전정신을 한국 성결교회는 이 시대에 재연해야 한다.  
 
성결교회는 인물을 키워야 한다. 
종교개혁은 루터, 츠빙글리, 칼빈, 크랜머와 같은 인물들이 있었기에 성공했다. 개혁은 하나님으로부터 시작되지만 결국 사람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저들은 모두 신학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일치된 사람들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자신의 자리에서 소명을 다하면서 결국 종교개혁의 큰 물줄기가 흘러가게 물꼬를 튼 인물들이다. 성결교회 인물사를 찾아 읽어보라. 돈이 없었어도, 교회가 크지 않았어도, 외국에 유학을 다녀온 인물들이 아니어도 영성 깊은 스승이 많았고, 눈물로 호소하는 부흥사 많았고, 천막을 마다않고 개척했던 파이오니어들이 많았다. 오늘날에는 인물이 없는가? 그렇지 않다. 도처에 쓰임 받을 만한 인물들이 성결교회안에도 많다고 믿는다. 다만 성결교회는 인물을 키워주려 하지 않는다. 

신학교에서, 총회에서 인물을 보고 발탁하기보다 정치적으로 자기편의 사람을 세우려 한다. 안타깝게도 인물 될 만한 사람들을 내쫓고 있다. 지도자들의 허망한 모습을 보고 실망하여 인물 될 만한 사람들이 교단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게 만든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다. 교단도 돈이 아니라, 자리가 아니라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일하느냐에 따라 기관이, 학교가, 교단이 달라진다. 인물을 키우고, 인물을 격려하고, 인재들이 성결교단을 자원하게 만들어야 한다. 

 나는 ‘종교개혁 기념일’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보다 한국교회가 개혁자들의 정신을 따라 개혁되는 모습을 기대한다. 자랑스러운 우리 성결교회는 다른 교단에 비해 젊다. 열정이 있다. 성경을 사랑한다. 선구자적인 인물도 많다. 누군가 제대로 앞장 서 준다면 큰 개혁의 역사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그런 날이 오리라고 믿는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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