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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장영 목사 [하민교회]

세상에는 숨길 수 없는 것이 딱 2가지가 있다고 들었다. 하나는 재채기이고 또 하나는 눈물이라고 한다. 콧속이 간질간질 그 순간에 터져 나오는 재채기를 무슨 수로 막을 수가 있을까! 또한 순간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어떻게 숨길 수가 있을까! 요즘 나는 시도 때도 없이 아무 때나 눈물이 난다.

내 나이 50이 넘어 갱년기로 접어들어서 그런 것인지! 차 운전을 할 때에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를 들을 때나, TV에 나오는 드라마를 볼 때나, 휴대폰에 사진이 저장되어 있는 갤러리에서 옛날에 찍었던 사진들을 꺼내어 볼 때도 나는 나도 모르게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심지어는 요즘 가을의 찬바람을 맞고 나뭇가지에서 떨어져서 그 바람에 어쩔 줄 모르고 이리저리로 뒹구는 길거리의 낙엽을 볼 때도 나는 나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곤 한다. 나는 울보 목사인 것 같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내가 울보가 된 것은 내 나이 50이 넘은 요즘이 아니고 옛날의 어느 시점부터인 것 같다.

그것은 내가 주의 종으로 소명을 받고 88년도에 성결대학교 신학과에 입학을 하고 내가 자란 강화 시골교회에서 학생회를 맡아 교육전도사를 할 때부터인 것 같다. 그때 나는 왜 그랬는지 틈만 나면 울었다.

찬송하다가 울고, 설교하다가도 울고, 일주일의 수업을 마치고 토요일에 학생회 예배를 인도하기 위하여 기숙사에서 나와 강화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도 나는 내가 맡은 아이들을 볼 생각에 어느새 나도 모르게 그 버스 안에서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기도를 했고 그럴 때마다 나의 눈에선 나도 모르게 주르륵 눈물이 흐르곤 했다.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교회에 나오는 아이들이 있었다. 가정형편이 여의치 못한 아이들이 있었다.

공부와 친구 문제로 또는 학교와 진로 문제로 때로는 이성친구와의 교제 문제로 고민하는 아이들이, 아니 그때에 그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고 있는 주의 종인 그 누군가가 지금 맡고 있는 주일학교와 학생회와 청년대학부와 장년부에 속한 한 사람 한 사람의 성도들은 모두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또한 우리가 겉으로 알고 느끼고 있는 것 이상으로 말 못 할 고민과 상처와 각자 각자들만의 아프고 쓰린 깊은 슬픔을 가지고 있다.

내가 그 당시에 했던 것은 나에게 와서 고민을 털어놓는 아이들과 같이 함께 울어 주는 것이다. 그 아이들의 이름을 부르며 주님께 기도하며 같이 함께 울어준 것이다. 그랬더니 이제 그 아이들이 어느 순간부터 주의 종인 나보다도 더 크게 울며 우리 주님께 기도를 드리는 아이들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교회에 늘 즐겁고 기쁘게 자기가 알아서 찾아 나오는 아이들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교회에 오지 말라고 해도 아이들은 교회로 달려 나왔다. 요즘도 나는 그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변함없이 틈만 나면 주님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양들의 이름을 부르며 운다. 우리 주님께서 나에게 맡겨주신 꽃보다도 아름다운 영혼들의 이름을 부르며 나는 운다. 그래서 나는 울보 목사다.

나는 나에게 맡겨주신 천하보다도 귀한 영혼들의 이름을 부르며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바쁘다. 어느 성도는 오늘 하루 어떻게 살았을까! 어떤 청년은 지금 취업 준비를 하며 많이 힘들어하던데 어떻게 그 영혼에게 힘과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을까! 누구 학생은 공부와 진로 또는 친구들과의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하여서 고민하고 있는데 별일은 없는지! 어떻게 그 영혼을 돌아봐주고 살펴줄 수 있을까! 그 지치고 상한 영혼들에게 우리 하나님의 은혜의 말씀을 어떻게 잘 풀어서 전할 수 있을까! 기도하고 연구하고 성도들을 돌아보고 살피는 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바쁘다.

요즘 우리는 왜 이렇게 정신없이 바쁜가! 요즘 우리는 왜 이렇게 다른 일로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가! 요즘 교회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가! 요즘 우리의 목회 현장은 도대체 무슨 일들로 바쁜가! 지금 한국 교회는 무슨 생각을 하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 당신의 바쁨이 진정 우리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일들인가! 이제 코로나 핑계는 그만하고 우리는 다 같이 우리들의 원래의 자리로 돌아와 우리의 자리를 지키며 주님 앞에 다시 나와서 이 세상을 바라보시며 진정 예레미야의 눈물을 찾고 계시는 우리 주님 앞에 무릎 꿇고 엎드려 울고 또 울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교회에서 눈물이 사라졌다. 언제부터인가 통성기도가 사라지고 중보기도의 진정한 눈물이 없어졌다. 다시 우리는 주님 앞에 나와 울어야 한다. 다시 우리들의 교회에서 울며 부르짖는 통곡의 기도 소리가 들려야 한다. 다시 한국 교회는 우리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울고 또 울어야 한다.

오직 그것만이 나와 내 나라 내 민족이 살 수 있는 길이다. 나는 오늘도 교회에 간다. 가서 나는 나의 자리 강대상에 무릎을 꿇고 엎드려 오늘도 울 것이다. 나는 울보 목사다. 나는 다른 일로 바쁘지 않다. 나는 우리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우는 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바쁘다. 그것이 목사인 내가 할 일이다. 그래서 나는 울보 목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