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석 목사 [진주나들목교회]
스포츠 경기를 중계하는 아나운서와 해설자가 ‘타이밍 싸움’이라 말하는 것을 자주 듣습니다. 야구 경기에서 공을 던지는 투수와 볼을 쳐내는 타자가 타이밍 싸움을 하게 됩니다.
투수가 공을 던지고 포수가 공을 받게 되는 거리가 18.44m입니다. 이 거리에서 투수가 140km의 속도로 공을 던지면 포수의 미트에 닿는 시간이 0.42초, 1초가 채 걸리지 않게 됩니다. 투구의 속도가 더해지면 포수의 미트에 와 닿는 공은 더 짧아집니다. 투수가 던지는 공을 맞추는 타자의 방망이는 규칙상 원형이어야 하고, 가장 넓은 부분의 지름이 7cm 이하여야 합니다.
여기서 타이밍 싸움이 시작됩니다. 타자는 이렇게 작은 방망이로 공을 맞추게 되는데. 열 번의 타석 중 세 개의 안타를 쳐내는 타자를 3할 타자라고 합니다. 3할 타자가 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안타를 맞지 않아야 할 투수의 공이 아주 다양하고, 일정치 않기 때문입니다. 궤적이 직선으로 날아오는 직구의 경우만 보더라도 밑으로 내리꽂히는 공과 위로 떠오르는 공이 있습니다.
이 한 가지 구종을 강하게 그리고 느리게 변화를 주어 던지기에 타자는 공의 속도와 높낮이에 반응해야 합니다. 방망이를 빠르게 내거나 늦게 내면 방망이에 맞는 공이 1루와 3루 베이스 선 밖(파울)으로 나가기 일쑤입니다. 설령 정타가 되어 공이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간다 하더라도 이 또한 견고한 수비수를 뚫어내야 안타가 됩니다. 그래서 타자와 투수는 창과 방패입니다. 3할대 타율, 1점대 방어율을 가진 타자와 투수가 팀과 팬들에게 사랑을 받습니다.
우리네 인생살이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누구를 만나는가? 언제 해야 하는가?’ 인생의 적절한 타이밍에 관한 질문입니다. 며칠 전 매일성경(사무엘상 17:1~23)을 묵상하는 중에 하나님의 타이밍이 눈과 마음에 쏙 들어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긴 본문의 말씀 가운데서 간추린 두 절의 말씀만 보아도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알게 됩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전쟁을 하기 위해 군대를 모았습니다. 블레셋 사람들은 유다 땅 소고에 모여서 소고와 아세가 사이에 있는 에베스담밈에 진을 쳤습니다.
사울과 이스라엘 사람들도 엘라 골짜기에 모여 진을 쳤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블레셋 사람들과 싸울 대형을 갖췄습니다.”(사무엘상 17:1~2), 두 나라 사이에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블레셋과 이스라엘의 전쟁입니다. 때를 같이 하여 ‘이새’라는 사람의 세 아들(첫째, 둘째, 셋째)이 군사로 소집되어 이 전쟁터에 나갔습니다. 아버지 이새는 전쟁 중인 아들들의 생사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들에서 양을 치던 막내아들 다윗이 음식을 싸 들고 형들에게 문안하게 됩니다.
전쟁터에선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블레셋 진영에 골리앗이라는 장수가 매일같이(40일간) 밤낮을 가리지 않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이스라엘 군대를 겁박합니다. “한 사람을 뽑아 나에게 보내어 싸우게 하여라. 만약 나를 죽일 수 있다면, 우리가 너희들의 종이 되겠다. 내가 그 사람을 죽이면, 너희가 우리의 종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군대, 이스라엘 군인이라면 어찌해야 하는 것일까요? 애석하게도 사울과 군사들은 블레셋 사람, 골리앗 앞에서 벌벌 떨었다고 기록합니다.
때를 같이 하여, 아버지 심부름으로 형들에게 문안 온 소년 다윗이 들었습니다. 골리앗이 외치는 소리를 말입니다. 소년 다윗의 마음 안에 동사가 임합니다. 골리앗을 향한 의분(義憤)입니다. 다윗은 물매를 들어,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나아가 골리앗을 넘어뜨립니다. 이것은 이스라엘 백성 그리고 블레셋의 군대 앞에 소년 다윗을 드러내시는 기가 막힌 하나님의 타이밍(Timing)입니다. 그래서 오늘, 그리고 지금, 나를 향한 하나님의 타이밍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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