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양규 목사 [애틀랜타 새언약교회]
얼마전 읽은 책 가운데 이찬수 목사가 쓴 ‘가슴뛰는 부르심’이라는 책이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아브라함의 부르심을 소개하면서 주님의 부르심에 우리의 반응이 무엇이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있다.
창세기 12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시고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고향과 친척을 떠나 가나안으로 향한다. 그런데 창세기 12장 바로 이전인 창세기 11장 31절과 32절에 보면 이렇게 말씀하신다. “데라가 그 아들 아브람과 하란의 아들인 그의 손자 롯과 그의 며느리 아브람의 아내 사래를 데리고 갈대아인의 우르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고자 하더니 하란에 이르러 거기 거류하였으며 데라는 나이가 이백 오 세가 되어 하란에서 죽었더라”
웬일인지 아브라함은 가나안으로 가다가 하란에 한동안 거류하게 된다. 왜 그랬을까? 거류라는 말은 말 그대로 아주 정착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머물렀다는 뜻이다. 그런데 성경학자들에 의하면 아브라함은 하란에서 무려 5년에서 6년을 머물렀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하란은 교차로란 뜻을 가지고 있다. 지명의 뜻 그대로 길이 잘 연결되고 모든 사람들이 모이는 교통의 중심지이자 상업의 한복판이다. 살기 편하고 일자리가 풍성하고, 인프라가 잘 갖춰진 그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아브라함은 어쩌면 가야할 길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까?
가슴 뛰는 부르심에서 이찬수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종종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이런 화려함이 나의 초심을 잃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내가 은퇴할 때 내가 당도한 목적지가 가나안이어야 하는데, 내가 발을 딛고 있는 분당우리교회가 나에게 너무나 화려한 하란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그것이 두렵다. 젊은 시절에 꿈꾸었던 가나안을 향한 꿈은 잊어버리고 ‘지금 여기가 좋사오니’하며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닌지, 만약 그렇다면 내 인생은 데라처럼 실패한 인생이 되고 마는 것 아닌가? 그래서 두렵다”
얼마나 공감되고 마음이 울리는 말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내 인생에 있어서 과연 하란은 어디일까? 혹시 그 하란에 나는 안주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래서 더 이상 가나안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나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었다.
나도 한때 젊은 신학교 시절, 두 주먹을 붉게 쥐고 목이 터져라 부르던 찬송이 지금은 내가 가장 부르기 어려운 찬송의 고백이 되어 버린 것은 웬일일까?
찬송가 323장 “부름 받아 나선이 몸 어디든지 가오리다 괴로우나 즐거우나 주만 따라 가오리니 어느 누가 막으리까 죽인인들 막으리까...”
2절은 더 기가 막힌다.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가오리다 소돔 같은 거리에도 사랑안고 찾아가서 종의 몸에 지닌 것도 아낌없이 드리리다...”
3절은 감히 말로 주어 담는 것조차 두렵다. “존귀영광 모든 권세 주님 홀로 받으소서 멸시천대 십자가는 제가지고 가오리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다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감사하며 섬기리다”
그래서 나는 다시 결심해 본다. 하란이 아닌 가나안을 향해 떠나기로 말이다. 지난 16년간 정들었던 캘리포니아에서의 모든 사역을 마치고, 1년간 달라스에서의 안식년을 보냈다. 그리고 이제 다시 마음을 추스리고 나를 향해 부르시는 그 가슴 뛰는 부르심에 반응하기 위해 내 발걸음을 새로운 곳, 미주 예성 교회가 없는 곳, 하지만 복음의 능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새로운 대륙, 미국 동남부지역의 애틀랜타로 향한다. 그 가슴 뛰는 부르심에 순종하기 위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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