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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현성 목사 [은광교회]

정기지방회를 개최하는 교회에 교단 총회장님이 일찍이 방문하셨다. 새벽을 뚫고 달려온 총회장님은 인사말을 통해 교단의 현안에 대한 말씀과 더불어 성결인의 전도대회를 힘주어 강조하신다. 1차 전도대회에 17개 교회가 참석하였고 844명이 결신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2차 전도대회가 시작되는데 지방회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하며 독려하신다.

코로나로 인해 전도의 문을 두드리는 작업에 소홀했던 나의 양심에 찔림이 있었다. 믿음의 사람들에게 전도란 평생 짊어져야 할 커다란 숙제인 것 같다. 코로나를 핑계 삼아 전도에 소홀했던 나의 마음에 죄책감이 몰려온다. 좌불안석인 상황에 차마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뭔가 지푸라기라도 부여잡고 전도하지 못한 죄책감에서 헤어 나오고 싶었다. 코로나를 핑계 삼았던 나 자신을 향하여 코로나 시국 가운데 나도 전도의 흉내는 내고 있었다고 나 자신에게 호소하며 합리화를 시키고 싶었다. 궁여지책으로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바로 스마트폰의 컬러링과 카카오톡 대문인 프로필 뮤직이다. 평상시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예전에는 교회가 사회를 걱정했는데 이제는 사회가 교회를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복음을 알지 못해서 믿지 못했는데 이제는 알고도 믿으려 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종이 전도지는 땅바닥에 뒹굴고, 복음을 적은 푯말과 현수막은 외면의 대상이 되었고, 교회 이름이 새겨진 물티슈와 선물은 받는 이의 감동을 얻지 못하는 것 같다. 종이 전도지도, 현수막도, 물티슈와 선물도 전도대상자들에게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과연 이들의 관심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코로나 시국을 겪으며 성탄절을 맞이하였다. 그때 떠오른 생각이 스마트폰의 컬러링이었다. 대면할 수 없는 코로나 시국에 전도대상자들과 지인들, 불특정 다수와 접촉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스마트폰으로 걸려 오는 전화였던 상황이었다. 컬러링이란 상대방이 나에게 전화를 걸 때 통화 연결 시 들리는 통화 연결음이다. 통화 연결음에 내가 원하는 음원을 올리면 상대방이 나와의 통화 연결이 이루어 질 때까지 반드시 들을 수밖에 없는 음원이다. 성탄절 시즌 나의 컬러링에 크리스마스 캐럴을 올렸다. 예상외로 반응이 너무 좋았다. 지인들에게 전화가 걸려 올 때면 첫마디가 컬러링의 음악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성탄절 분위기를 물씬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만약 1천만 그리스도인들의 스마트폰 컬러링에 크리스마스 캐럴을 올려놓는다면 성탄절 시즌에 대한민국 전국에 성탄의 메아리가 울려 퍼지지 않겠는가? 코로나가 알려준 복음 터가 바로 컬러링이었다. 어느 여름날 지인에게서 전화가 걸려 왔다. 그는 이렇게 묻었다. ‘아직도 성탄절이냐고?’ 이렇게 물은 이유가 있었다. 성탄절이 지나도 한참 지났는데 바꾸지 않고 아직도 컬러링에 크리스마스 캐럴이냐는 의미였다.

나는 웃으며 일 년, 365일 성탄의 뮤직을 올려놓는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여름에 들려지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듣는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선물하는 것 같다. 성탄절 시즌에만 강조되는 예수님의 탄생이 아니라 365일 날마다 성탄절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성탄 뮤직을 올리는 지혜는 코로나가 나에게 준 선물이었다.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이 스마트폰 컬러링 음원에 365일 성탄의 복음 음악을 담는다면 불특정 다수에게 복음을 심어주는 세미한 음성이 되리라 생각해 본다.

코로나로 인하여 얻게 된 또 하나의 유익이 있다. 누구에게나 공개되는 카카오톡의 대문인 프로필 뮤직에 성탄 음원을 올리는 일이다. 카카오톡을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은 매일같이 새롭게 카카오톡 대문 관리를 한다.

코로나로 인하여 대면 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카카오톡 대문에 올려진 사진은 모두의 관심사이다. 일상의 소식을 서로 소통하는 창구로 활용 된지 오래 되었다.

누구든지 어디든 들어가서 지인의 근황을 살펴볼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카카오톡의 대문이 아닌가? 프로필 뮤직에 크리스마스 캐럴을 올린다면 누군가 나의 카카오톡 대문의 사진을 통해 궁금증을 해결하며 잠시 성탄의 분위기를 맛보지 않을까? 꼭 보라고 권유하지 않아도 그냥 이곳에 하얀 눈이 내리듯 살며시 크리스마스 캐럴 한곡을 올려놓으면 어떨까 싶다. 재의 수요일로 시작되는 사순절에 We Wish You a Merry Christmas 캐럴을 들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