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봉 장로(1923-2000)는 아주 담대한 사람이다. 지방전도사로 1952년부터 1957년까지 목회하다가 1958년에 장로로 피택 되었다.

6.25가 일어나고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되고, 한 달 만에 충남 강경까지 인민군이 내려왔다. 그러자 백기봉은 모시고 있던 이헌영 목사님 가족을 자신의 고향인 전북 용안으로 피난하도록 도왔다. 또, 충남 강경의 옥녀봉에 토굴을 파고 목사와 장로 스물두 명을 숨겼다. 이들을 돌보던 어느 날, 인민군의 검문에 걸렸다. 잘못하면 모든 일이 탄로나 처형을 당할 수 있는 위기일발의 순간이었다. 이 때 백기봉은 차에서 내려 인민군장교의 뺨을 호되게 치면서 말했다.

 “내가 누군 줄 알고 감히 차를 세우는 거야?” 백기봉의 이 위엄 있는 태도에 기가 죽은 인민군 장교는 그에게 경례를 하고 길을 비켜 주었다. 백기봉은 차에 오르자 멀리 피신했다. 하나님이 주신 기지와 담대함으로 자신과 숨겨둔 분들을 모두 구했던 것이다. (신31:6, 출14:8, 잠28:1, 히1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