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호 목사  [부산늘사랑교회]

예성교단에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하면 어떤 분들은 고개를 갸웃하면서 이렇게 말할 것이다. 지난 107년의 역사 속에서 성결교회인 우리교단이 자신감이 부족한 적이 있었냐고. 하지만 나는 반론을 해보고 싶다. 그게 정말 자신감이었을까? 정말 자신감과 자신의 교단에 대한 자랑스러움으로 인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이 좋은 것을 함께 누려야 한다는 행동이었을까.

다시 생각해보자. 스스로 하는 행동에 자신감이 있고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무엇보다도 역사의식이 있어야 하고 시대를 길게 내다보는 눈도 있어야 되는데 지금 우리에게 그런 역사의식이나 철학이 있는가. 예로 지금 교단 내 기류를 잘 보기 바란다. 성목협이니 목사연이니 21세기니 예사목이니(지난 2012년말 해산) 하는 사조직들을 결성하고 모두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하고자 하는 것이 도대체 뭘까? 교단을 바르게 세우는 일에 조정자가 되어 조력자로서 건강한 판단을 내려줄 수 있는 일에 자신들의 힘을 내어 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자신들이 교단의 미래를 짊어지고 있다고 스스로 떠들고 다니며 정치판을 기웃 거리고 있다. 그리고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고 말하며 정치판에서 흥정을 요구하며 성결성을 흐리고 있다.

그들은 순수와 열정이 아니라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캐스팅보트라는 이권을 가지고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합종연횡(合從連衡)을 일삼았고 은밀한 뒷거래를 통해 원하는 자리와 이득을 손쉽게 맞바꾸어 왔다. 무엇보다 자신들의 얼굴을 나타내지 않고 뒤에서 조정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일부 정치목사들은 이미 스스로 큰 산이 되어 있는 듯하다. 그리고 그 산 안으로 들어오라고 끊임없이 홍보하며 세력 확장을 일삼고 있다. 자신들의 선하고 옳은 삶을 통해 모두가 자발적으로 따라오게 할 생각은 거의 안 한다.

이런 행동을 하는 데에는 심한 불안감이 숨어 있다. 자신들이 하고 있는 지금 일들이 모두 옳은 행동이었다고 겉으로는 외치지만 속으로는 그게 과연 옳은 것이었는지 애매한 찝찝함이 남아 있는 것이다. 이게 자신감 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아무리 속이려고 해도 스스로의 양심에 무언가 꺼림직한 것이 있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은 겉으로는 아무리 자신만만해보여도 꼭 누군가를 끌고 들어가 그 행동을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고 싶어 한다. 즉, ‘남들도 다 하니 내가 하는 건 틀린 건 아니야’라는 확신을 얻고 싶어 하는 지독한 겁쟁이의 행동이라는 것이다. 옳은 일 하겠다는 애씀 전에 먼저 추한 일부터 버려야 하지 않는가.

이제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우리 예성인들은 자신감이 필요하다. 그 필요한 자신감을 얻기 위해 있어야 할 것은 자신의 교단과 스스로의 직분에 대한 확신과 자부심이다. 비록 내가 속한 교단에 약점도 있고 상처도 있지만 이 교단에서 가르치는 교리가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살기 좋게 만들며, 이 교단에서 가르치는 것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른 것으로 내 삶도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복사판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는 확신과 자부심이 있다면 구태여 무리를 형성하거나 애써 크게 보일 필요가 없다.

하수들이 고수의 눈빛 한 번에도 줄줄이 쓰러지는 것처럼, 그런 고수의 신앙 자부심을 가진 사람들의 삶에서 풍기는 그리스도의 향기에는 취해서 따라오지 않을 사람이 없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정상적인 자신감조차 잃어버린 교회와 목사가 되었다. 더 이상 약한 교단 때문에 교회에 사람이 안 오고 부흥이 안 된다는 찌질한 소리는 하지말자. 장로교 간판만 걸면 부흥되는데 예성이라서 안 된다는 얘기도 이제 그만하자.

예수교대한성결교회는 건강한 자신감이 필요하다. 이 자신감은 몇 명의 목회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