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규 목사 [동부교회 ]

우리나라 경제규모가 세계 13위라고 하니까 수치상으로는 상당히 잘 사는 편에 속한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에게 요즘 어떠십니까? 하는 일은 잘 되십니까? 라고 인사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이 너무 안 됩니다. 살기가 너무나 힘듭니다. 요즘 잘 되는 것이 뭐가 있나요? 라는 답변을 주로 듣는다.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 돈이 많아서 원하는 대로 마음껏 쓰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돈이 많다고 삶이 만족하고 행복한 것은 아니다. 내가 아는 한 사람은 무인도를 사서 개발하여 삶을 즐기는데도 대인기피증과 심한 우울증으로 인해 힘들어 하고 있다. 삶이 어렵고 힘든 것은 부자나 가난한 자나 남자나 여자나 누구든지 다 있는 것을 본다.

성경에도 보면 그처럼 능력이 많은 사도 바울도 질병 속에서 살았다. 그분은 그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 “내 몸에 찌르는 가시”라고 말했다. 우리가 실수로 가시에 한번 찔려도 온 몸이 고통스러운데 사도 바울은 그런 고통을 평생 안고 살았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그분이 그 가시로 인해 불행하게 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귀하게 쓰임 받았던 것이다.

가시 때문에 더 기도했으며 하나님을 더 의지하며 더 겸손하게 되었다. 그분이 그처럼 큰일을 하며 위대한 사도가 될 수 있었던 비밀이 바로 그 가시에 있었던 것이다. 가시가 없는 사람은 없다. 건강이나 물질이나 자녀나 인간관계 등등의 삶속에서 어려움을 한두 가지씩은 다 안고 살아가고 있다. 사람마다 한두 가지 부족한 점, 즉 찌르는 가시가 없는 사람이 없다. 하나님은 인간을 지으실 때 완벽하게 지으시지 않았다. 그 이유는 부족함으로 인해 하나님을 찾게 하기 위함이다. 여기서 참 만족과 온전한 행복이 임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가시의 비밀이다. 가시로 인해 하나님을 찾게 되면 그 가시는 오히려 영광과 축복으로 바뀌게 된다.

현대인들이 풍요 속에 살면서도 삶에 만족을 모르고 힘들게 살아가는 것은 바로 이 부족함의 비밀을 모르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부족함 속에서 행복을 누리게 하셨다. 수입은 적으나 가족이 웃으면서 화목하게 살아간다. 각자 주어진 위치에서 열심히 일하다가 주일이면 온 가족이 교회에 나가 예배드린다. 부족함이 있으나 하나님의 은혜로 서로 사랑한다. 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인가? 이것이 바로 부족함의 비밀이요 천국의 행복인 것이다. 인간의 행복은 부족함 속에서 이처럼 하나님을 찾을 때 그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그래서 시편 73편 28절에 “하나님을 가까이하라 이것이 너희의 복이니라”고 말씀하고 있다. 여기서 가까이라는 말의 히브리어 뜻은 힘을 다해 끌어당긴다는 뜻이다. 이는 계곡사이를 밧줄을 타고 건너는데 중간쯤에서 클립이 풀리면서 추락하려하자 구조요원이 줄 위에서 손을 붙들어 끌어 올리는 장면을 연상케 한다. 여기서 사는 길은 힘을 다해 그 손을 붙드는 것이다. 그러면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가게 된다. 온 힘을 다해 구조요원을 붙잡듯이 우리는 하나님의 손을 붙잡아야 한다. 잠시라도 방심하면 안 된다. 아예 하나님의 품에 안겨야 한다. 그리할 때 세상은 계곡처럼 위험과 어려움과 온갖 문제들이 있다할지라도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는 삶은 모든 면에 부족함이 없는 것이다.

삶을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시대를 탓하고 환경을 탓한다. 또는 내 자신의 부족함을 탓하는 것을 본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이 주신 부족함의 이 위대한 비밀을 모르기 때문이다. 하나님이 도우시고 귀하게 쓰시는 사람들은 부족함이 없는 사람들이 아니라 오히려 많은 아픔과 흠이 있는 사람들이다. 다윗은 많은 사람들이 그를 대적하며 죽이려고 했다. 십년이 넘도록 쫓겨 다니는 삶을 살았다. 그런데도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라고 고백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 부족함의 비밀을 알고 누렸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