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과 사이비들이 좋은 이름은 거의 다 가져다 쓰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재림, 선교, 구원, 진리, 복음, 시온, 예루살렘, 에덴, 신천지, 증인, 새일, 전도, 방주, 마라나타, 베뢰아 등 셀 수 없이 많다.
「처음처럼」도 성경적 의미가 짙은 용어이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에베소교회 신자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처음처럼 간직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망을 하셨다. 하나님은 나중도 처음이나 변함없으시기에 ‘처음과 나중’ ‘알파와 오메가’라 일컬어지신다.
불가지론자며 진보적 학자였던 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가 간첩단 사건으로 20년 간 수감생활을 하는 중 감옥에서 써 보낸 편지 귀퉁이에 그림과 글을 써 보내곤 했는데 그 중에 「처음처럼」이란 시가 있다. 「처음처럼」이란 글씨를 자기 나름의 서체(그의 호를 따라 ‘쇠귀체’라고도 함)로 써서 성공회대에서 만든 달력에도 실었는데 소주회사에서 신제품의 이름을 공모하는 중 신 교수의 「처음처럼」을 채택하여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사설의 제목 「처음처럼」을 보고 군침을 삼켰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문서선교에 앞장서고 우리 교단의 명예를 드높이는 「성결신문」에 사설 제목을 「처음처럼」으로 쓴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신앙인의 자세는 물론 일반 사회인들도 그 생활자세가 처음과 나중이 한결 같았으면 하는 의도에서이다.
지난 4월에 치러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후보자들이 유권자를 찾아다니며 머리는 물론 허리까지 굽혀 표를 구걸하는 모습을 보았다. 심지어는 땅바닥에 엎드려 절하는 진풍경까지 연출하였다. 이달 말에 개원되는 국회에서 그리고 지역구에서 소위 선량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까 궁금해진다. 심부름꾼을 자청하던 이들이 다시 ‘갑질’하는 상전으로 되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국회의원 보좌관이 술 취하여 경찰의 제지와 조사에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며 폭언과 폭행까지 할 정도라면 그의 상전인 국회의원의 권력과 자세하는 모습은 어떨까 가늠이 된다. 제발 표를 구하던 「처음처럼」 초심을 잃지 말고 겸손하고 진실한 자세로 국민의 어려움을 살피고 지혜를 모아 나라의 발전을 이룩해 갈 수 있기 기대한다.
「처음처럼」의 주문을 총회임원들에게도 하고 싶다. 출마할 때 가졌던 마음, 섬기려던 마음을 변치 말고 임기 동안 더 낮은 곳으로 임하여 개척교회, 농어촌 미자립교회의 어려움에 관심을 가지고 선배들을 존경하는 마음도 변함없기 부탁한다. 훌륭한 선배 목사님들의 희생과 헌신에 힘입어 성결교회가 다른 교파에 뒤지지 않는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임원들과 개 교회 교역자들이 구원 받은 감격, 주의 종으로 세움 받던 때의 각오를 「처음처럼」 간직할 뿐 아니라 더욱 발전시켜 교세의 부흥을 이루고 하나님의 영광을 나타내야 한다. 일반 성도들도 처음 예수님을 영접했을 때 가졌던 감사와 사랑을 「처음처럼」 간직해야 할 것이다. 헌신과 충성의 약속도 끝까지 지켜 주님 오시는 날 상급과 칭찬이 넘치기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