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웅 목사  [주은혜교회]

“공기는 영어로 에어(Air)입니다. 그러면 물은 영어로 무엇일까요?”

사오정이 자신있게 손을 들고 대답했다.

“네, 물은 당연히 셀프입니다”.

 

말귀를 못 알아 듣는 사람들을 사오정이라 비유하며 세간에 유행했던 사오정 시리즈의 또 다른 버전이 요한복음 8장에서 발견된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도무지 깨닫지 못하고 계속 동문서답을 하고 있다. 이를 답답하게 여긴 예수님께서 마귀에게 속한 자들이 말씀을 못 깨닫고 믿지도 않는다고 하시니 이에 분노한 유대인들은 오히려 예수님이 귀신 들렸다고 반박하고 있다(48, 52절). 이천년이 지난 지금도 세상은 자신들과 다른 신을 믿는다는 이유로 기독교회를 비난하고 있다. 

이 시대가 믿는 신은 어떤 신인가? 포스트모더니즘과 뉴에이지 운동의 강력한 영향권에 있는 이 세대는 하나님 대신 자신을 신의 반열에 올려놓고 자아를 신격화하고 극단적 나르시즘에 함몰되어 살아가고 있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셀피(Selfie)에 열광하고, 노래 잘 하는 사람을 음악의 신, 공부 잘하는 사람을 공부의 신, 아름다운 여성을 여신이라고 호칭하는 세태는 그야말로 자신(自身)을 신(神)으로 여기는 시대, 자신(自神)을 숭배하는 시대라 할 수 있다. 

자신을 숭배하고 자기애(自己愛)를 최고의 가치로 숭배하고, 인권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율법을 만들어 낸 이 시대는 절대진리를 용납하지 않기에 마치 유대인들이 예수님에게 귀신이 들렸다고 하는 것처럼 기독교회를 공격하고 있다. 세상은 예수님에게만 구원이 있다는 진리를 종교차별이라 비난하고, 동성애를 죄라 하는 주장을 소수인권을 무시하고 성적 자유를 억압하는 처사라고 비난한다. 기도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바라는 기독교인들을 의지박약이라고 비하한다. 

자신(自神)을 숭배하지 않고 자신들과 다른 신을 믿는 다는 이유로 기독교회를 비난하는 이 시대에 생명의 복음적 사명을 감당하려면 이제 선교적 인식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 

그 동안의 교회가 선교하는 교회(missionary church)였다면 이제는 선교적 교회(missional church)로 패러다임 시프트(paradigm shift) 되어야 한다. 선교하는 교회로서 사역(Do)에 치중하고 있던 것을 이제는 선교적 교회로서 존재(Be)에 가치를 두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선교적 행위 보다는 선교적 본질과 선교적 삶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몸된 교회의 지체들인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적이고 선교적인 삶을 살아가려고 노력할 때 그 노력들이 모여서 거룩한 공동체가 되고, 세상에는 그 성결함에 설득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화 현상이 선교지와 피선교지의 경계를 무너뜨렸고 더 이상 다가온 땅 끝에 대한 책임을 지역교회가 등한히 할 수 없기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것만을 선교로 여기는 지역적인 작은 개념에서 모든 타문화에 접촉하는 문화적인 큰 개념으로 그 초점을 변환시켜야 한다. 지역교회로서의 사명을 잘 감당하고 지역의 필요를 충족시켜 줄 때 세상은 교회로 다가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