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뮤얼 헌팅턴이 쓴 ‘문명의 충돌(the clash of civilizations)’이라는 책이 있다. 한국에 1997년도에 처음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그동안 세계 질서는 미국과 서구 사회가 강력한 패권 국가로서 지배하였지만 2030년이 되면 인도와 중국 문명이 급부상하여 문명 간의 대결과 충돌의 시대가 온다고 예언 하였다. 필자가 처음 책을 읽었을 때 반신반의의 태도를 가졌지만 오늘날 세계 질서를 보면 다양한 갈등 현상으로 공존이 아닌 충돌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최근 중국의 영토 확장을 위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 중재 재판소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은 근거 없다.”는 판결이 나왔고, 미국이 지지 입장을 표명하였지만 중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중국이 세계의 패권 국가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문명 간의 충돌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수니파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IS(Islamic State)의 활동으로 각종 테러 공포에 휩싸여 있으며, 그 외 타 종교 간의 갈등으로 무고한 생명의 살상 및 많은 순교자들이 생겨나고 있다. 한국 사회 안에서도 종교 간의 갈등으로 크고 작은 충돌이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로 인한 국제 사회의 제재로 한반도의 위기 상황이 고조되며,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사드’(THAAD-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배치 계획이 발표 되면서 배치 지역민들과 정부가 충돌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충돌을 극복하고 공존할 수 있을까? 문명의 충돌이라는 책이 출간 된 이후 이란 대통령이었던 세예드 모함마드 하타미가 쓴 ‘문명의 대화’(Dialogue among civilization) 에서 답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이슬람교도로서, 문명 간의 충돌을 극복하고 공존의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대화(Dialogue)’가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사실 이 땅의 모든 충돌의 원인은 대화(Dialogue), 소통(communication)의 부재에서 온다. 소통의 부재는 서로 간의 대화, 교류가 없는 것으로 ‘나는 옳고, 타인은 틀리다.’ 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이로 인해 신뢰가 깨지고, 극한 갈등 양상으로 발전한다. 그래서 대화는 충돌을 완화하고 극복하는 무기이며, 화해와 공존의 세계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그러므로 대화와 소통을 위해서는 먼저 자주 만나야 한다. 만남은 소통을 쉽게 할 수 있지만 만남의 단절은 대화의 단절로 연결된다. 또한 상대방을 향한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한다. 먼저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타인 중심의 입장에서 이해해야 한다. 그리고 상대방의 유익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주변의 사람들을 이용의 대상이 아닌 사랑의 대상으로 삼을 때 소통은 이루어질 수 있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주님께서 보여주신 소통과 화해의 길을 실천하는 자들이 되어야 한다. 충돌의 시대에 대화(Dialogue), 소통(communication)을 통한 화해와 공존, 평화의 시대가 열리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