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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기 목회
보자기 목회
2018-06-18 오전 9:29:00    성결신문 기자   


임태진 목사 [영암교회]

지금부터 40~50년 전 경상북도 시골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때가 생각납니다. 가방이 없던 시절 저마다 네모난 보자기에 책과 도시락을 싸서 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보자기를 ‘책보’라고 불렀습니다. 그 책보에 책과 도시락을 싸서 남자는 등에 둘러매고 여자아이들은 허리에 매고 학교에 다녔습니다. 어떤 때는 책보에 싼 도시락에서 김치 국물이 흘러 책이 다 젖고 냄새가 배어 창피를 당하기도 하고 집에 올 때면 빈 도시락 속에 있는 숟가락이 달그락 거리는 소리에 발을 맞춰 논둑 밭둑길로 뛰어 다니던 생각이 납니다. 

그러나 얼마 후 도시에서 한 아이가 전학을 왔습니다. 그 아이는 부잣집 아이였습니다. 그 도시아이는 책보가 아니라 멋있게 생긴 가방을 들고 나타납니다. 처음 보는 ‘가방’이라는 것이 등장하면서 많은 친구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고 가방의 등장으로 책보는 점점 존재가치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책을 싸는 보자기 ‘책보’는 모양은 없지만 어떤 모양의 물건들이라도 모든 것을 수용하고 쌀 수 있습니다. 

동그란 공도 쌀 수 있고, 네모난 상자도 쌀 수 있고, 뾰족한 물건도 쌀 수 있고, 부피가 큰 것, 작은 것 그 어떤 모양이라도 보자기로 싸지 못하는 것이 없습니다. 모든 것을 쌀 수 있습니다. 그리고 보자기가 자기의 용도가 끝나면 주섬주섬 접어서 모양도 없어지고 부피도 없어지고 옷 주머니에 쏙 들어가 버립니다. 

그러나 가방은 보기에 멋있어 보입니다. 부자의 상징입니다. 그러나 그 가방 속에는 책이나 공책 연필 등 그 가방 속에 들어갈 수 있는 것만 들어갑니다. 책가방에 축구공을 넣을 수도 없고 라면 상자도 넣을 수도 없고 명절 때 많이 쓰는 배상자도 넣을 수도 없습니다. 그리고 빈 가방이 되어도 가방의 모양은 그대로 있습니다. 형태는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가방 속에 들어갈 모양과 크기는 정해져 있습니다. 그 외의 것은 수용할 수 없습니다. 용납이 안 됩니다. 

한 영혼의 가치를 귀하게 여기시는 거룩한 뜻을 이루는 거룩한 목회 현장에서 우리의 목회가 보자기와 같은 목회 현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교회의 기능 또한 보자기와 같은 기능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구원은 믿음으로 이루어진다는 기본적인 틀은 변해서는 안 되겠지만 방법론에서는 다양성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어떤 틀을 만들어 놓고 그 틀 속에 수용되는 것만 구원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모양이라도 동그랗거나 모나거나 어떤 것이라도 수용하고 보살피고 하나님의 사랑을 제공할 줄 수 있는 그러한 목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능을 다 했을 때 보자기는 모양이 없어지는 것처럼 우리도 기능을 다 하고나면 겸손히 소리 없이 뒤로 물러나는 보자기의 기능을 해야 합니다. 보자기의 용도에 대한 동사를 보면 ‘싸다’‘덮다’‘묶다’‘씌우다’ 등 여러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방처럼 어떤 틀을 만들어 놓고 틀에 맞지 않으면 배척해 버리고 틀이라고 하는 기준에 들어와야만 수용되는 그런 모습은 조금씩 줄여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예성가족 여러분!
우리 모두는 목회 현장에서 피와 눈물로 최선을 다하여 목회 현장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베푸신 은혜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앞으로도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실 것입니다. 우리의 교만의 우쭐거림을 내려놓고 이제는 겸손하게 모두를 사랑합시다. 사랑의 보자기로 감싸 안읍시다. 오늘도 하나님의 따뜻한 사랑의 보자기가 우리를 덮고 계심을 믿습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기자 : 성결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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