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용 목사 [시민교회]
한해가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이 시기가 되면 누구나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보며 성찰하는 마음과 시간을 갖게 된다. 나는 쉽게 무너질 무언가를 추구하며 살아오지 않았는지? 세속적인 가치관에 매몰된 삶은 아니었는지? 소유적인 삶을 추구했는지? 존재의 가치를 추구하며 살았는지? 많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매달려 올라온다.
인생은 소유의 많고 적음에 큰 영향을 받는다. 소유에 따라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한다. 소유가 적거나 없으면 불편하고 고통을 당한다. 특히 요즘처럼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고, ‘갑질 사건’이 일어나는 때에는 더욱 그렇다.
열등감이 생기고 기가 죽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더 많은 소유를 얻기 위해서 분발한다. 이때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 법을 무시하며 정의를 무너뜨리기도 한다. 많은 소유의 욕심 때문에 망가지고 무너지는 사람들을 보게 된다.
밥 무어헤드 목사는 우리시대의 삶을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 “집은 커졌지만 가족은 더 적어졌다. 학력은 높아졌지만 상식은 부족해졌고, 지식은 많아졌지만 판단력은 모자란다. 전문가들은 늘어났지만 문제는 더 많아졌고, 가진 것은 몇 배가 되었지만 가치는 더 줄어들었다. 말은 많이 하지만 사랑보다 오히려 증오를 쉽게 표현한다.”
교회가 세속주의와 물질만능주의 사상에 물들어 일반 기업과 같다는 소리가 들린다. ‘꿩 잡는 것이 매라는 식’의 성공만능주의와 인본주의 현상을 경계해야 할 때이다. 21세기에 포장 된 바알신이 교회 안으로 소리 없이 밀려오고 있다.
이런 때에 존재의 의미를 바로 찾으면 거룩한 변화가 일어난다. 존재론적 자세를 갖고 살면 이기적인 욕심을 버릴 수 있다. 욕심 때문에 일어나는 많은 죄악, 부정, 타락을 정화시킬 수 있다. 나는 누구인가? 하나님의 피조물이다.
청지기로 잠시 맡아서 관리하는 사람이다. 결코 주인이 아니다. 이 땅에서 주어진 사명이 끝나고, 하나님께서 부르시면 모든 것을 놓고 가야한다. 죽음 앞에 선 사람의 관심사는 돈, 명예, 출세, 성공이 아니다.
존재의 의미를 갖고 사는 것이 소유를 초월하는 삶이다. 바울의 고백처럼 ‘자족하는 삶’이고, 다스리는 삶이다. 그래서 나는 소유의 사람이 아니라 존재의 사람이 되고 싶다. 얼마나 소유했느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는 누구와 함께 사느냐? 라고 생각한다.
결코 무너지지 않는 인생을 살려고 한다면 다음 세 가지 질문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첫째, 나는 누구인가? 둘째, 나의 사명은 무엇인가? 셋째, 나의 최종 목적지는 어디인가? 감사하게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존재론적인 의미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이 물음에 분명한 해답이 있다.
믿는 자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분명한 정체성과 주의 뜻을 행하는 사명이 있고, 하나님 나라에 거할 것이라는 소망이다. 어떤 상황에서든 이 세 가지를 붙잡고 산다면 반석 위에 집을 지은 무너지지 않는 인생, 하나님이 인정하는 인생이 될 것이다. 이 반석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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