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구 목사 [광주 한사랑교회]
이번 제98회 총회에 참석하였더니 ‘한국성결교회 백년사’라는 의미 있는 책을 주어 그 어떤 선물보다 감사하게 받았다. 1907년에서 2007년까지의 우리 교단의 역사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만 본인의 관심사항이었던 1973년도 일부 예성(총회장 이대준 목사)이 기성과 합동하여 50여개 교회만 남았던 내용을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까웠다. 이 사업을 시작하신 직전의 총회장에게 편찬의 공을 돌리는 모습도 좋아보였다. 바쁘게 달려가다가도 뒤를 돌아보며 발자취를 되짚어보는 것이 인간의 지혜가 아니던가. 늦었지만 그래도 우리의 100년의 역사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어서 감격스러웠다.
과거 역사를 잊어버리면 불행했던 역사가 되풀이 된다. 역사를 바로 알고 지혜롭게 대처하지 않으면 또 다시 불행한 역사를 후배들이 겪어야 한다. 그래서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는 격언이 있다. ‘옛날을 기억하라. 역대의 연대를 생각하라.’(신 32:7)고 하였다. 그것이 자랑스럽던 혹은 부끄럽던 역사 공부를 하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말씀이 있다. ‘네 아버지에게 물으라. 그가 네게 설명할 것이요 네 어른들에게 물으라. 그들이 네게 말하리로다.’
컴퓨터는 젊은이들이 똑똑해서 잘 알지만 역사는 아버지가 아시고 어른들이 더 잘 아신다. 과학과 수학은 젊은이가 잘 알지 모르나 역사만은 어른들에게 물으라 했다. 그래서 어르신이 필요한 것이다.
나는 1979년에 총회에서 목사안수를 받았으니 벌써 40여 번 이상 총회에 참석하였다. 군목 임관하던 1980년만 제외하고 꼬박꼬박 참석하였다. 그런데 이번 총회 같은 부끄러운 광경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제97-5회 실행위원회 성결신학원 이사장 인준의 문제로 총회 개회 선언을 하지 못하고 총회장이 3시간 이상이나 대의원들 특히 원로대의원들에게 책망과 꾸지람을 받고 실행위원들이 강단에 올라가 시위하는 모습은 지금까지 전혀 본 적이 없었다. ‘성결교회’, ‘성 총회’라는 말이 무색하고 인터넷이 발달하여 총회 광경이 그대로 전 세계로 생중계되었는데 참으로 낯 뜨거운 장면이었다.
우리 교단에 관심 있는 분이나 이를 지켜본 후배들과 타 교단에게 너무나 부끄러운 실상이었다. 총대 목사와 장로라면 어디서나 지도자급인데 회의 수준이 40년 전으로 후퇴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초등학교나 동네 반상회에서도 볼 수 없는 회의였다. 어느 공동체나 전진하기는 어려우나 후퇴는 너무도 쉽다. 민주주의의 발전도 어려운 것이 틀림없다. 어떤 대의원이 작년의 회의록을 한 부분도 삭제하지 말고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자는 제안을 하였다. 부끄럽더라도 이것이 우리의 민낯이니 그래야 마땅하다고 본다.
제98회 총회를 계기로 기관장이 임기 말에 헌장을 농단하거나 질서를 유린하는 일을 방지할 대책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00장이 교단이나 기관을 사랑한다는 명분 아래 대중의 반대를 무릅쓰고 끝까지 자기주장을 관철시키려고 해서는 안 된다. 충분한 대화와 설득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아직 때가 안 되었다고 인지하고 자기주장을 내려놓아야 각종 루머와 오해가 없을 것이다.
역사의 주인은 하나님이시다. 그분의 뜻대로, 그분이 기뻐하시는 대로 결국은 진행되어진다.
군에서 광주 5·18에 대해 김대중이 김일성의 지령을 받아 대한민국 정부를 광주시민이 전복시키려 하기 때문에 특전사 병력을 투입하고 시민을 향해 발포하였다고 가르쳤다. 논문을 쓰려고 자료를 찾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우리 정부도 결국 채 40년이 안 되어 왜곡된 역사를 시인하고 광주시민을 인정하였다.
자동차는 뒤를 보는 백미러(back-mirror)가 있다. 00장이나 각급 지도자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섬기는 자리임을 명심하고 훗날 역사의 백미러에 비쳐 추호도 부끄러움이 없도록 정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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