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는 복음의 핵심이고, 고난은 복음의 방식이다. 십자가를 무시하는 복음은 가짜 복음이고, 고난을 무시하는 삶은 복음적인 삶이 아니다. ‘복음’의 핵심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부활의 계절은 봄과 함께 다가온다.
봄의 환희는 한 겨울의 모진 풍상과 인고의 시간이 있었기에 꽃망울을 터트리며 봄을 맞이하는 것처럼 부활의 환희 또한 그러할 것이다. 부활절을 지내면서 십자가와 부활사건의 관계성을 살펴봄도 중요하다.
김영랑의 시 ‘모란이 피기 까지는’에 나오는 ‘찬란한 슬픔의 봄을’은 모순어법(oxymoron)을 포함한 역설적 표현이다. ‘봄’은 모란이 지기 때문에 슬픈 시간이지만, 또한 모란이 피기 때문에 기쁜 시간이기도 하다.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이러한 상황을 나타내기 위해 역설적인 표현이 사용되었다.
‘슬픔’이 ‘슬픔’으로 끝나는 ‘절망적 슬픔’이 아니라 미래의 꿈을 잉태한 슬픔, 즉 아름다운 정서로 승화된 슬픔임을 모순어법을 통해 잘 드러내는 것처럼 부활은 고난의 십자가와 더불어서 빛난다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