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동역자님께.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라는 찬양의 고백처럼 지난시간 어려운 가운데서도 주실 은혜를 기대하며 감사함으로 저희 가정과 알바니아를 품고 기도와 사랑으로 함께 두 손 모아 주신 동역자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저희 소식을 나눕니다.
Covid-19로 인하여 정상적인 교회 생활과 사역이 중단된 지 1년을 넘겼습니다. 이 나라 국민의 70% 이상이 이슬람이지만 종교적으로 자유가 있기에 코로나의 어려움 속에서도 새로운 모색을 하며, 수도를 중심으로 성인 중심의 온라인 예배 및 만남을 시도하고는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외 지역 및 라크니스 교회처럼 어린이 및 청소년모임을 주대상으로 하는 곳에서는 통신망 연결과 활용에 어려움으로 온라인 접촉 또한 어려운 상황입니다. 더 안타까운 것은 오랜 시간 교회의 문 닫힘이 저들에게 그리스도에 대한 마음의 문까지 닫히게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되고 지금이라도 당장 우리가 모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조급함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이런 가운데 매주 개인 방역이 가능한 선교사 몇 분과 주일 예배를 함께 드리고, 알바니아 몇몇 동료 사역자들과 온·오프라인으로 소통 가운데 지난 시간 ‘당연한 것에 대한 감사’도 고백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에 어떻게 이곳 교회가 대처해야 할지 함께 생각을 모으고 있습니다.
알바니아 역시 코로나 이후(Post Covid) 예전의 사역 환경과 예배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우며, 우리의 사역에도 새로운 계획(Plan)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무거운 당면 과제에 다양한 모색을 기도하며 찾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문명적으로 뒤쳐진 선교지의 우리 삶에도 분명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음을 느낍니다. 과거에는 전염병이 나오면 종교가 부흥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코로나는 다릅니다. 신을 찾지도 않고 예배하는 자들을 경계의 눈빛으로 쳐다보는 것을 느꼈고, 또한 종교로부터 기적 같은 신비로운 현상이 더는 없다고 생각하는 그들(아니면 우리들조차)의 시선 속에서, 반면에 인간 능력을 뛰어 넘는 초월적 신의 도움으로만 이 상황을 극복하려고 한다면 우리의 생존은 더 어려울 것이며, 복음도, 선교도 이들에게 점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기독교의 경우 지금까지 특정 시간, 특정 장소, 특정 사람, 특정 형식으로 드려왔던 예배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예배가 멈추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실 이런 것은 예배의 본질이 아닐 것입니다. 이것들은 형식적인 것 일뿐, 주님이 원하신 예배(worship)의 본질은 그분의 가치(worth)를 인정하는 것(ship) 입니다.
절대자이며 전능자인 하나님을 인정하는 것이 더 강조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이 시대는 4차 혁명과 함께 포스트 코로나를 이야기하며 절대자를 인정하고, 그 앞에서 자신과 교회를 돌아보기보다, 첨단 테크놀로지의 변화에 맞는 형식적인 준비와 참여를 더 강조하는 것만이 곧 다가올 시대에 대해 예배자로 준비해야 할 것으로 잘못 여겨지고 있지는 않은 지 저부터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도리어 하나님을 우리의 창조주로 인정하고 그분께 그럼에도 감사함으로 나아가며, 일상에서 믿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 삶을 통해 하나님을 하나님 되게 하고, 우리는 우리다워지는(그리스도인), 즉 그분과 본연의 관계가 회복되는 행위이자 시간이 바로 이때가 아닐까 합니다.
단지 코로나 이후 주일에 모든 교회 예배가 정상화되고 아무 문제없이 예배드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예배 회복의 모습이 아니라, 그동안 주님이 원하지 않았던 삶과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하되, 창조주 하나님께는 영적으로는 더 거리를 좁히는 삶으로, 오늘 동역자분들과 저희가 섬기는 각자의 자리에서, 나 자신 스스로부터 시작되기를 결단하며 두 손 모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