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천 목사 [칠봉군인교회]
기독교 관련 언론과 방송, 그리고 교회들까지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대부분의 교회에서 청년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상황이고, 극히 일부의 교회만이 주일학교를 운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기독교의 인구가 전 종파가운데 가장 많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고연령의 사람들로 채워져 있어 마치 연식이 오래된 자동차의 모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입니다.
도대체 우리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일까요? 전쟁은 결코 의지와 용기만으로 이길 수 없습니다. 철저한 분석과 전략을 세웠을 때 그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습니다. 이는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처음 군선교를 하기 시작한 2000년에는 군선교 현장을 황금어장이라고 말했습니다. 각 부대마다 예배를 위한 처소를 세웠고, 군목들은 5~6군데의 교회를 순회하며 예배를 인도해야 할 정도로 분주했고, 그들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교회는 민간 사역자들로 채워졌습니다. ‘신앙 전력화’라는 슬로건으로 교회는 언제나 병사들로 가득했고, 또한 수많은 청년들은 회심하여 지역교회로 보내졌습니다.
그러나 2022년의 군선교 현장은 처참히 무너져가고 있는 중입니다. 갈수록 전문화 되어가는 목회상황에서 군목들의 숫자는 줄었고, 그 자리를 대신할 군선교사(민간 사역자)의 숫자는 늘어서 지금은 군선교사의 숫자가 군종목사의 3배에 이를 정도로 많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영체계는 변한 것이 없어서 군종목사는 업무에 시달리고 있고, 민간 사역자는 전문적인 사역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미 오래전부터 유지해 온 자비량 사역으로 인해 사역과 일을 병행해야하는 현실에 놓여있습니다. 이는 고스란히 군선교 현장에서 사역의 손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앞서 소개한 내용이 군선교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지만 교회들이 과거의 영광에 취해 점차 변해져가는 시대의 흐름을 외면하게 된다면 한국교회의 미래 또한 어둡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부대 안의 청년들에게 가장 강조하며 가르치는 말이 있습니다. “고정관념을 버려라” 왜냐하면 우리가 고정관념을 가지는 순간 그는 성장을 멈추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베뢰아 성도들이 “말씀을 받고 이것이 그러한가?”(행 17:11)하고 확인을 했던 것처럼 우리도 이 사회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하여 과연 그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하여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세대를 생각함에 있어서도 우리가 과거에 경험해왔던 교회에 대한 인식과 또한 성장의 방향, 그리고 이 사회에서의 교회가 서야 할 위치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민하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다음세대가 필요로 하는 올바른 교회관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진정 다음 세대를 위한 목회를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우리의 교회가 많은 사람들로 채워지고, 많은 헌금을 통해 건물을 높이는 일이 아닌 시대의 변화를 읽고, 청년들의 관심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인색하지 말아야 합니다.
제가 경험하고 있는 청년은 누군가에 의해서 지배받는 수동적인 환경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는 능동적인 환경을 선호합니다. 그들에게 요구되는 지도자는 지식을 전달하고 삶을 감시하는 자들이 아닌 자신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줄 지도자를 필요로 합니다.
그것이 비록 기성세대의 사역자들에게는 눈살을 찌푸리게 할 수 있는 일이라도 복음의 영역에서 벗어나지 않는 것이라면 품을 수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청년 선교의 요람, 군선교 현장을 통해 얻은 지혜입니다. 이 작은 제안이 사역의 현장에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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