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일구 목사(광주 한사랑교회)

우리는 하늘의 법과 땅의 법을 가지고 있다. 하늘의 법은 성경으로, 하나님을 섬기고 예배하는데 필요한 대원칙이고, 땅의 법은 곧 사람의 법으로 국가나 단체의 질서를 유지하며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 가장 행복하게 자아 실현하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리스도인은 땅에 살면서 하늘을 살고, 육적이며 동시에 영적인 존재이다.

그러므로 하늘의 법과 땅의 법을 함께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이 두 법을 잘 배우고 감시하지 않아도 성실하게 지키는 사람을 인격자라 부른다. 배운 것이 많고 높은 지위에 있다고 해서 인격자가 아니고 두 가지 법을 잘 지켜야 인격자이다. 그는 요셉처럼 주변 사람에 상관없이 하나님 앞에서 양심을 따라 법을 제대로 지킨다. 크리스천 지도자들이 인격자가 되어야 주변 사람들로부터 존경과 사랑을 받을 수 있다. 우리가 만들어 놓은 법을 아무도 보지 않고, 제제하지 않는다고 지키지 않는다면 스스로 무시하므로 무너지고 만다.

왕은 입법, 사법, 행정의 삼권을 가진 군의 최고 통수권자이다. 다윗이 요압 장군을 통하여 우리아를 최고의 격전지로 보낸 것은 얼마든지 왕이 할 수 있는 고유의 권한이었다. 이것을 알기에 우리아 장군은 가장 위험한 전투지역으로 파견명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하등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목숨 걸고 맹렬한 전투에 앞장섰다. 그러다 장렬히 전사하고 말았다. 다윗왕의 엉뚱한 인사 조치로 충성되고 아까운 신하의 생명이 희생되었다. 이 사건을 누구도 항의할 수 없었다. 그야말로 합법적인 권리행사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나단 선지자를 보내어 ‘네가 나를 업신여겼다’(삼하12:10)고 책망하시고 무서운 징계를 내리셨다. ‘칼이 네 집에서 영원토록 떠나지 아니하리라.’

다윗은 이 책망 앞에서 변명할 수 없었다. 생각과 마음을 아시는 하나님의 말씀이기에 ‘내가 여호와께 죄를 범하였노라(삼하12:13)’고 무릎 꿇고 눈물로 통곡하고 말았다. 그러기에 죄인임에도 불구하고 희망이 있었다. 아무도 다윗의 잘못을 지적할 수 없었으나 하나님께서 책망하시고 저주를 내리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가장 무서운 책벌이었다.

합법을 가장한 불법에 발을 딛고 손을 대면 희망이 없다. 특히 총회를 앞두고 벌어지는 선거운동을 볼 때 목사로서 가슴이 아프고 개탄스럽다. 표에 약할 수밖에 없는 후보자에게 각종 체육대회, 동기 친선모임, 지방회 단합대회, 심지어 해외여행 등의 명목으로 후원비를 받아가고 있는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선거철, 이때를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여러 행사를 앞 다투어 치르고 손을 내미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 정당하지 못한 거마비(車馬費)는 마귀와 함께 거하는 비극(居魔悲)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는 변해야 한다. 작은 이익에 양심을 팔지 말고 좀 더 떳떳하자. 가난해도 당당한 것이 아름답다. 신앙 인격을 걸고 정직하고 바르게 살자. 불법인데도 합법을 가장하지 말자. 이것이 부끄럽지 않은 인격자이고 하나님이 기뻐하는 길이요 우리 교단이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선배들이 앞장서자. 돈으로 하는 선교는 결국 부패하니 베드로처럼 능력으로 사역하며 타락을 조장하는 돈 정치를 지양하고 지혜 정치로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나가야 할 것이다.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강 같이 흐르게 하라’는 아모스의 외침은 세상을 향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나와 우리 교단을 향한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어야 한다.
‘정의를 지키는 자들과 항상 공의를 행하는 자는 복이 있도다(시10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