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선 목사(여월동교회)

지상에는 꽃이 아름답고 밤하늘에는 별이 아름답고 사람 마음속에는 양심이 아름답다고 한다. 사람 마음속에 가장 아름다운 양심이 화인 맞으면(딤전 4:2) 어떤 모습이 될까?

옛 선비는 “사람이 옳지 못하면 마소에…”비하했다. 양심 이전에 도덕적 행위를 할 수 있는 게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이다. 사람이 도덕적 의무를 실천할 때 즐거움을 느낀다. 또 타인의 악덕적 행위를 보면 분개하고 불쾌하여 존경심이 사라지고 비난하게 된다.

목회자가 목회현장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이 누굴까? 양심에 화인 맞아서 죄악의 자각함이 상실된 탈을 쓴 인간일 것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도덕적 판단과 양심적 판단을 내릴 수 있으나 타인에 대해서는 단지 도덕적 판단을 내릴 뿐이요 양심적 판단을 내릴 수가 없다.

주관적 양심은 자기 자신이 가장 지고의 선이라고 열변한다. 그러나 보편적 윤리는 당신을 위선의 탈을 쓴 양심이 화인 맞은 자라고 한다.

그래서 양심의 법정에서 자신을 세우고 말씀의 거울로 비춰보면서 살아야 한다. 그러나 양심이 화인 맞은 자는 양의 가죽으로 속내를 숨기고 가장 선하다고 외친다. 그런 자들은 두려울 게 없다. 자기 유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짓이라도 한다. 결국 양심이 화인을 맞으니 허위, 권모, 술수, 거짓, 살인, 배신, 파렴치한 행위로 위선의 나락으로 추락하게 되고 말 것이다.

‘양심 없는 지성은 간지(奸智)가 되고, 양심 없는 힘은 폭력이 되고, 양심 없는 기술은 악의 재주가 되고, 양심 없는 사회는 썩은 사회다’라고 했다.

프로이드는 ‘양심은 자아의 감시자다’라고 했다.
토인비는 역사의 영광된 승자들의 공통 된 특성을 왕성한 활동력, 굳은 단결력, 한결같은 진실성이라고 한다. 한결같은 진실함이 상실된 사회나 단체는 무엇을 위해 행동하는가? 인간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참 모습은 뭘까? 원초적 동물적 욕구 본능에 의해 행동한다면 모든 동물들의 활동에는 생존, 성장 또는 생식 등의 목적이 있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성적 인간이 추구하는 목적의 세계는 정의, 사랑, 선, 행복 등 모두가 공유하고 싶은 유토피아의 세계이리라. 동물과 사람의 차이가 이성적, 가치적인 무게 중심적 사고 내지 행동이냐 단지 욕구충족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만 이루면 된다는 탈 인간적 야수의 모습인가?

사람들이 가장 귀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에는 개인적 차이가 있겠지만 모든 사람이 누구나 귀중하다고 여기는 것이 뭘까? 그것은 곧 자기 자신이리라.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자신이 타인과 더불어 서로 상호존중과 협력 속에 도덕, 윤리, 예의를 지키며 사회가 보다 나은 길을 모색하는 것은 사람들이 법 이전에 양심을 되찾는 일이 아닐까? 마음만 바로 잡고 바른 양심이 실현되는 사회라면 제도적 개혁은 따라오지 않을까? 환경과 제도의 개선으로 모든 개혁이 이루어지진 않을 것이다. 주체는 법과 제도 개선이 아니라 양심의 행방불명이다. 

양심이 성경책 갈피 속에 잠 들어있다. 잠자는 양심을 깨우자. 양심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양심은 맹목적인 것이 아니다. 도덕적 가치인 선악을 분별하고 판정하는 작용이다. 사람이란 무엇이냐 인격이란 무엇이냐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이다.

무더운 여름도 가고 긴 장마도 끝나고 가을의 문턱에서 바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양심의 법정에서 칸트처럼 나를 세워보자. 준엄한 도덕적 잣대로 남을 정죄치 말고 내 눈 속에 들보를 찾아보는 가을이 되었으면 한다.

양심은 가장 아름다운 보배요 양심이 살아있는 자는 어디서나 존경 받을 인물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