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근 목사 (강원교회)

주5일 근무와 수업의 시행에 따라 주말의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도시생활에서 지친 심신에 새로운 에너지를 공급받고자 사람들은 주말에 집을 떠나 공기가 좋은 교외나 시골로 여행을 즐기는데 그 수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사실 집 떠나면 고생이라는 말이 있듯이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하려고 여행을 하지만 집에 돌아올 때쯤이면 오히려 더 지치고 피곤한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시대가 많이 변하였다. 전국적으로 잘 뻗은 교통망과 경제적인 발전 그리고 건강에 대한 욕구가 가져온 결과로 멀티해비테이션(multi-habitation - 도시와 농촌 양쪽에 주거지를 마련하고 주중에는 도시에서 주말에는 농촌에서 거주하는 행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서 보편화된 현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이로 인하여 도시와 농촌의 교회들이 부분적으로나마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을 실제로 체험하고 있다. 도시의 교회들은 주말만 되면 성도들이 집을 떠나 한적한 곳으로 여행을 하는 것을 늘 염려하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데 어떤 이들은 아예 도시에서 가까운 교외나 아니면 물 좋고 공기 좋은 시골에 집을 마련하여 놓고 주말이면 그곳에 가서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으니 고민이 이만 저만한 것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우리들이 생각해 볼 것은 오늘날 도시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방과 농어촌 지역에 고향을 두고 있다. 그 말은 대다수의 도시 사람들이 본래는 지방이나 시골출신이라는 뜻일 것이다.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도시로의 인구집중화는 끊임없이 이어져오고 있으며 반면 지방의 중소도시나 특히 농어촌의 경우는 심각할 정도로 인구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젊은이들이 많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도시의 신앙인들 중에서 주말에는 농촌으로 내려와 전원생활도 즐기며 한편으로는 시골의 교회를 섬기는 이들도 있다. 이들 중에는 예배에만 참석하는 이들도 있지만 교회에서 할 일을 찾아 봉사하는 이들도 있다. 소수의 무리이기는 하지만 이들이 시골에서 다양한 사역을 할 수 있다는 것은 또 다른 아주 중요한 선교가 아닐까 생각을 한다.    

물론 멀티해비테이션 현상이 바람직한 것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쉽게 결론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로 인하여 도시의 성도들이 주말에 농촌으로 내려오면 그들이 모두 교회를 섬기는 것도 아니지만 뜻을 두고 농촌교회를 함께 섬기는 이들이 있어 일꾼이 부족한 농촌의 교회로서는 큰 힘이 된다.    
요즘은 귀농을 하는 사람들도 그 수가 증가추세이고 또 고령화 사회가 되어가면서 은퇴이후 노후의 삶을 시골에서 보내고자 하는 이들이 미리 농촌지역에 집을 마련하기도 한다.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다가 은퇴한 이들이 그 지역에 정착하여 지역교회에 출석하면서 남은 여생을 헌신하기도 하는데 그들의 연륜과 경험들이 시골교회를 풍부하게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대다수의 농어촌 지역 교회들이 어려운 현실에 처하여 있는 상황이다. 신앙의 어머니 역할을 감당했던 고향의 교회들을 향한 도시교회의 선교적인 역량이 필요한 시기가 된 것이다. 바다 건너 물설고 문화가 다른 곳에서 힘을 다해 선교하는 이들이 있는 것처럼 같은 민족의 변방처럼 여겨지는 시골교회의 활성화를 위해 단발적인 봉사활동이나 선교보다는 사명자를 선별하여 양육하고 그들을 파송하여 시골에 정착시키고 교회를 섬기게 하는 목회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내 나라 내 민족의 변방을 선교하는 일에도 깊은 관심을 가질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