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원 목사 (양무리교회)

목사의 자녀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그 교회를 담임하는 후임자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다. 사회적 요구를 무시할 수 없고 선교에 방해된다는 이유를 들어 급기야 목사의 자녀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후임자가 될 수 없다는 교단 내 법까지 통과되어 신선한 변화를 주고 있다고 보도 되고 있다.

또한 이 법을 제안하여 통과시킨 분들은 개혁적 사고를 가진 분들로 좋은 이미지로 부각되었다. 역으로 목회자의 자녀를 후임자로 세워도 괜찮다는 식의 사고를 가진 분들은 시대를 역행하는 자들로 매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 먼저 고려할 것은 언어적 문제다. 한 교회의 담임목사님이 은퇴 후 세워지는 목사는 후계자가 아닌 후임자로 말해야 한다.

교회는 한사람의 사고를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사역을 감당하기 위해 담임목사님이 은퇴 후 새로운 목회자가 세워짐으로 분명 후계자가 아닌 후임자임에 틀림없다. 그렇다고 한다면 누구는 되고 누구는 안 된다는 식의 사고는 사전에 차별을 두는 발상으로 교회는 그 차별에 대해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접근해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어떠한 해결점을 찾기 위해서는 그 문제에 대해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필요한 것은 상식이다. 예를 들어 건물을 세우는데 있어 필요한 것이 설계도면이다. 이 설계도면은 전공한 자에 의해 그려지고 국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허가를 해 준다.

이러한 점에서 교회의 후임자 문제는 세상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닌 교회 내부에서 이 문제가 다루어져야 한다. 이 문제를 다루어질 때 2가지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먼저는 하나님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씀하고 있는가? 둘째는 이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개 교회의 사정은 어떠한가 하는 문제이다.

어떠한 단체가 어떠한 결정을 내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단체가 결정하는데 필요한 합의사항이다. 한 단체가 내리는 결정과 합의는 그 단체를 발전시키고 존속시키는데 가장 최선의 답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단체가 내리는 합의와 결정은 존중되어야 마땅하다.

물론 단체가 내리는 합의와 결정이 제3자가 보기에는 미흡한 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이유들로 인해 그 단체가 내리는 결정과 합의를 무시하거나 소홀이 취급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교회가 후임자 문제를 논할 때 가장 고려할 사항은 교회가 내리는 합의 또는 결정이다. 개교회는 자신들의 결정에 책임을 갖고 최선을 다할 것이 분명하기에, 개교회가 후임자 선정에 대해 합의하고 결정하는 일에 대해 존중해 주고 격려해 주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목사의 아들이란 이유로 후임자 문제에 대해서 차별적 배제가 이루어진다면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 것인가? 목사의 아들을 후임자로 세움에 있어 교회가 얼마나 많은 부작용을 초래하였기에 이러한 제도가 법으로까지 제도화되고 있는지,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후임자 문제에 대해 고려할 사항은 전임자가 교회를 섬겨왔던 영성이다. 전임자와 전혀 다른 목회스타일을 가진 자가 후임자로 세워질 때 교회는 혼란을 겪게 되며, 이 혼란은 자칫 교회의 분열까지 초래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후임자의 선정에 있어서 전임자인 목사의 아들이 후임자가 돼서는 안 된다는 무조건적 부정적 사고와 논리는 재고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