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호 목사 [본지 논설위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셨고, 우리들이 ‘주기도문’이라 부르는 기도문에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마 6:10)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여기서의 ‘뜻’은 하나님의 뜻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이 땅 위에서 이루어지기 기도하라는 말씀입니다.

이 뜻을 이루는 사람은 하나님께서 쓰시는 도구일 뿐 그 뜻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시기에 하나님께 “하나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기도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약속하시고 말씀하신 바를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기에 “식언(食言)치 않으시고”(개역) 또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개역개정) 라고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말하고 있습니다(민 23:19).

4천 년 전에, 범죄한 아담과 하와에게 약속하셨던 구원자(창 3:15)를 하나님의 때가 차매 여자에게서, 경건한 처녀인 동정녀인 마리아에게서, 나게 하셨습니다(갈 4:4). 그런데 이 하나님의 뜻 즉 하나님의 약속을 이루어드리는 일에 쓰임 받은 사람들은 자기 뜻을 부인한 의로운 사람들이었습니다.
약혼은 했으나 아직 사내를 알지 못하는 마리아가 임신한다는 것은 약혼한 상대자인 요셉에게 버림받을 일이고 꿈꾸던 가정은 파탄이 날 것이며 그뿐 아니라 자기 목숨까지 내놓는 각오가 있어야 했습니다. 처녀가 임신하면 아버지의 집에서 창기의 행동을 했다고 끌어내어 돌로 쳐 죽이는 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신 22:21). 그러나 마리아는 “주의 여종이오니 말씀대로 내게 이루어지이다”(눅 1:38) 하며 자기 뜻을 접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헌신과 희생을 다짐했습니다.

약혼녀인 마리아가 임신한 사실을 알고 번민하는 중 가만히 끊고자 했던 의로운 사람 요셉은 천사의 지시에 순종하여 마리아를 아내로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아들을 낳기까지 동침하지 않는 절제와 경건의 사람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자기를 부인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자기를 부인하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헌신하며 희생할 사람을 찾고 계십니다. “내가 누구를 보내며 누가 우리를 위하여 갈꼬”(사 6:8) 하시며 사람을 찾으십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하나님의 뜻보다 나의 뜻 우리 무리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의 뜻을 져버리는 일이 많습니다. 안타깝고 송구스러운 일입니다.

하나님의 찾으신바 된 바울 사도는 “주 예수께 받은 사명 곧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마치기 위해 자기 목숨까지 내 놓았습니다. 자기를 통해 이루신 일을 자기가 이룬 일이라 자랑하지 않고 “하나님이 자기들과 함께 계셔 행하신 일”이라고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드렸습니다(행 15:4).

바울 사도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여러분 자신을 하나님께 바치고 여러분의 몸을 정의의 도구로 하나님께 드리십시오”(롬 6:13 현대인의 성경) 라고 권면하고 명령하십니다. 오늘도 우리 주님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를 제자들,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드릴 도구들을 찾고 계십니다. 그 제자들, 그 도구들이 바로 저와 여러분, 예수님을 ‘주’(主)라고 고백하는 신자 한 사람 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