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기 목사 (사랑교회)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눅 11:4a)’의 온전한 실천 없이는 우리 안에 안식과 평화가 있을 수 없다. 왜냐하면 용서하지 못하면 갈등과 증오, 분노와 원한 관계가 형성돼 서로 상처를 주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해 개인이든 집단이든 어떤 평화도 있을 없고 오히려 현재의 남은 인생들마저 피폐해지는 데 그것의 종식은 오직 용서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주기도’의 그 용서에 대한 가르침 속에는 심리학적인 측면서 보면 놀라운 용서의 미학이 숨겨져 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가 온전히 이루지기 전까지는 그 용서 시행해야할 우리의 마음이나 생각 속에 죄인의 모습이나 그들의 악한 행위들이 머물고 남아있게 허용한다. 그리고 우리의 마음과 생각 속에 머문 그것들이 지속적으로 아픔과 고통을 주며 마음을 괴롭히는 심리적 구조이다.

그러므로 온전히 그 용서를 실천 하면 그 원한과 분노의 사슬에서 풀리고 앙심과 복수심의 노예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움을 맛보는 심리적 상태를 ‘용서의 미학’ 이라고 나름 정의해 본다. 그리고 그 용서의 미학을 좀 더 세분해 보면 다음과 같은 진리의 신비가 숨겨져 있다. 첫 번째는 시대에 대한 불화가 반드시 화해와 평화로 바뀌게 하는 용서의 미학이 숨겨있다. 시대에 대한 불화란 생존에 반하는 조직과 갈등과 충돌이라든지, 이념과 체제의 갈등이라든지, 너무나 열악한 가정환경 탓에 교육의 기회의 상실, 나쁜 부모로부터 온 천형 같은 유산들이다. 이것들의 영향력은 장기적인 것이 되어서 일생동안 뒤 씹으며 우울한 생이 되게도 하며 몸은 현재에 있어도 마음과 생각은 과거 시대에 머무른 채 우울한 한평생을 살게도 한다.

진정한 용서는 분노하는 과거의 어둔 시대의 상념과 생각의 고리를 끊게 만들고 나의 인생이 현재에 머물러 사랑과 행복이 있는 삶을 추구하도록 하며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진리의 세계를 향한 진선미의 비상이 있게 한다. 두 번째는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의 용서에는 나에게 상해 혹은 상처를 준 이들을 용납하고 관용할 수 있게 하는 용서의 미학이 숨겨져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탐욕과 이기주의 때문에 서로 상처를 주고 원한과 분노를 쌓는 구조다. 요담의 비유(삿9장)에 나오는 가시나무 같은 존재들의 끊임없는 탐욕과 그들 간의 피 터지는 싸움, 그리고 세상 법정에서의 투쟁사를 만난 지 꾀 오래도 되었다.

더 슬픈 것은 그들의 싸움에 어느 한 편에 줄을 서서 편을 들고 방어전을 치루는 우리의 현실이다. 이 끝없는 소모전은 희생과 헌신으로 형성한 거룩한 공동체의 이미지 실추와 성결한 인생을 살아온 이들의 한평생 쌓은 덕을 훼손하며 황폐 시키고 있다. 언어와 각종 폭력에 의해 받은 상처들, 회복 불능의 상태로 경제적 손실을 입은 상처들, 명예훼손의 상처들, 공적인 직임에서 집단의 무차별 공격의 상처들, 양들과의 불화로 서로 받은 상처들로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의 고통으로 신음한다. 그러한 상처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아물기도 하지만 일생을 통해서 치료해야만 하는 극한의 상처들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원한과 복수심의 노예로 시달리며 마음에 박힌 빠지지 않는 고통의 가시가 되어 긴 어둠의 터널로 몰아넣는다. 그러므로 그 주님의 그 ‘용서’의 가르침은 우리들을 심리적으로 우리를 속박하고 있는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과 자유케 한다.

그리고 치유와 회복의 길로 인도하는 용서의 미학이 숨겨져 있다. 세 번째는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의 용서에는 자신을 진정으로 용서하고 용납하게 하는 용서의 미학이 숨어 있다. 그 용서의 가르침은 주님이 나를 용납하고 영접했듯이 자기가 자기의 있는 그대로 긍정적으로 아름답게 받아들여 자존감을 회복하라는 가르침이다.

다윗이 압살롬의 반역과 시므이의 저주를 복수나 보복을 넘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으로 받아들여 모든 것을 용납하고 용서하는 그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용서의 미학의 한 전형이 있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듯이 주기도의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모든 사람을 용서하오니”의 실천을 통해 자신의 건강한 자존감의 회복, 상처를 준 이들로부터의 평화와 자유로움의 회복, 시대와 환경과의 진정한 화해의 용서의 미학을 모두가 경험하기를 소망한다. 그리고 하나님으로부터 오는 진정한 용서의 기쁨과 평안과 함께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는 합당한 삶을 살아 갈 수 있음을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