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신현 목사 [안산흰옷성결교회]

필자는 수년 전에 우연히 한 설교문을 대하게 되었다. 서울에 있는 큰 교회의 목회자가 주일에 전하였던 설교문이었다. 여러 대형교회들이 그러는 것처럼 이 교회도 주일에 담임 목사가 전했던 말씀을 다량으로 인쇄하여 전도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필자는 그 설교문을 읽고 깜짝 놀랐다. 이 분이 했던 설교의 본문은 마태복음 19장 23절부터 30절 말씀이었다.

필자가 놀랐던 것은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라는 이 말씀을 이 분이 아주 이상하게 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분은 예수님의 이 말씀을 문자적으로 풀면 안 된다고 말했다. 만약 이렇게 풀면 하나님의 축복을 받은 분들이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필자가 그 설교문을 읽고 즉시 느꼈던 것은 세 가지였다. 하나는 그 교회 안에 부자가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다른 하나는 교회가 받은 축복을 성경적으로 소화하지 못해서 오는 강단의 변질이었다. 마지막 하나는 한국 교회가 위기의 상황에 와 있다는 것이었다.

참으로 놀라운 사실은 교회가 부흥할 때엔 교회들이 예수님의 목회 대상자들에 관하여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거기에 관하여 깊은 연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더 놀라운 사실은 교회가 벚꽃이 피고 지듯 부흥의 때를 지나 쇠락기에 들어가도 여전히 예수님의 목회 대상자들에 관하여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로 세 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교회의 체제가 제도화되었기 때문이다. 이 제도화는 필연적으로 부서들을 만들게 되는데, 각 부서들은 전도의 대상들을 떼어 맡는다. 다른 하나는 전문 사역자들의 등장이다. 교회가 부흥하면 사역이 다양화된다. 전문 사역자들이 자기의 재능을 따라서 일터로 나간다. 마지막 하나는 본질적인 것인데, 교회 지도자들의 영성이 고급화된 것이다.

예수님은 일평생 소외된 자들을 사역의 대상으로 삼았다. 병든 자들, 장애인들, 귀신 들린 자들, 사회 하층민들을 대상으로 평생을 사역하셨다. 예수님의 사역을 자세히 보면, 예수님 곁에 있던 부유한 자들은 니고데모와(요 3:1-21) 아리마대의 부자 요셉(마 27:57-61, 막 15:42-47, 눅 23:50-56, 요 19:38-42) 두 사람뿐이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다. 성자 하나님이신 예수님이 부자들을 부르셔서 변화시킨 다음 그들이 가진 많은 자원들을 전도를 위해 사용할 수 없었을까? 창조주이시요 전능자이신 예수님이 저 배움이 없는 어부들을 부르기보단 랍비학교 출신들을 불러다가 유능한 전도자들을 만들 수는 없었을까? 교회들이 부흥하고 축복을 받아 교회 안에 부유해지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시기엔 바로 이 질문을 꼭 해보아야 하는 것이다.

기독교 2천 년의 역사를 보면, 교회가 부흥되면 개교회들은 여러 이유들로 인해 자산이 축적된다. 교단은 총회의 부서를 확장하면서 신학대학, 연금조합, 방송국, 잡지사나 신문사, 출판사 같은 기관들을 만든다. 그 다음엔 그것들이 내는 소득들을 내 것으로 하려는 치열한 싸움이 시작된다. 지금 한국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예수님은 그것이 지식이든 돈이든 자리이든 그것들을 넉넉하게 취하여 누리는 자들의 심리를 아셨다. 이들의 영혼에서 나오는 영성, 생명력은 순결한 창조의 능력인 당신의 힘을 그대로 수용할 수 없음을 아셨다. 그리하여 비록 더러워지고 상하고 부서졌지만 재생과 재활의 열망을 가진 이들 곁으로 가셨다. 그들은 똑같이 부패한 본성을 지녔다 하여도 일단은 당장 끼니를 이어야 할 양식이 필요했고, 이 고통스러운 육체의 아픔이 가셔야만 했다.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했다.
 
예수님은 이들의 필요를 채우시면서 그들이 이 땅에 오신 구세주를 알고 영접하도록 시도하셨다. 교회가 고급스러워지면, 예수님은 언제든지, 다시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을 부르시어 새로운 교회를 만드시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