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완수 목사 [원창교회]

인간관계를 행복하게 하고, 상담을 성공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요소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 하나가 공감이라 할 수 있다. 공감이란? 상대방이 느끼는 감정을 내 감정처럼 느끼는 것을 말한다. 다른 사람이 즐거워하면 자신도 즐거워하고, 다른 사람이 아파하면 자신도 아파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람들은 의식하든지 못하든지 다른 사람과 감정을 교류하며 살아간다. 하나님은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읽을 수 있는 능력을 주셨다. 우리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은 자신을 수용하고 만나주는 것이다.

상담이나 심리치료에 있어서 내담자가 상담자로부터 공감을 받고 있다고 느낄 때 자신의 마음의 문을 열어 상담자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상담에 있어서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것 자체가 치료과정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상담자가 내담자의 마음을 공감하지 못하면 내담자는 마음의 문을 닫고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지 않고, 다시는 상담자를 찾지 않을 것이다. 상담에 있어서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서는 어떠한 문제도 해결 할 수 없다.

인간관계나 상담에 있어서 공감은 경청 보다 더욱 중요하다. 공감이 이루어 질 때, 상담자와 내담자는 수용과 존경의 정서적 분위기가 형성되고, 그리고 내담자로 하여금 안정감을 주고 자신을 드러내는 기폭제가 된다. 사람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공감을 받으면, 자신이 이해받고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갖게 되고, 그리고 자기 자신이나 처한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어서 어려움을 극복하거나 도전하고자 하는 용기를 갖게 된다. 또한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해 주는 것은 진심으로 그 사람을 사랑해 주는 것이며, 인격적으로 만나주는 것이며, 서로의 관계를 이어주고 치료해주는 관계의 기술이다.

이런 점에서 예수님은 공감능력이 가장 뛰어나신 분이시다. 예수님은 인간의 아픔과 상한 감정과 마음을 다 이해하시고 공감해주시는 분이시다. 신약성경에 나타난 예수님의 행적을 살펴보면 예수님은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동정(sympathy)해 주셨다. 예수님의 동정은 깊은 공감(deep empathy)을 의미한다. 예수님은 사회에서 소외받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았고, 세리와 창녀 그리고 사람들이 죄인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의 집에 들어가셔서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해주고, 공감해 주고 치유해 주셨다. 이것 때문에 사람들에게 오해를 받기도 하고 종교지도자들에게 비판과 공격을 받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상처받아 고통당하는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진심과 사랑으로 공감하여, 상한 영혼들을 회복시켜 치유해 주셨고, 참된 행복을 주셨다.

하지만 오늘날 안타까운 현실은 다른 사람들의 상한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감정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찌 보면, 우리 모두가 감정 불감증에 걸려있을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성장하고 사회화되는 과정에서 감정을 억압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옳은 것으로 학습이 되었기 때문이다. 사회는 인간의 감성보다는 이성을 강조해왔고, 억압해 왔다. 그렇지만 억압의 감정은 사람의 마음을 병들게 하는 것이다. 병든 마음으로는 인간관계에 있어서도 행복할 수 없고, 신앙생활 역시 행복한 관계를 유지할 수 없다. 성도들 중에는 병든 마음과 상한 마음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자들이 있다. 이들에게 힘이 되는 것이 바로 공감이다.

목회자들이 무엇보다 성도들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힘을 가져야 한다. 감정은 그 자체가 나쁘거나 불필요한 것이 아니다. 때론 삶에 있어서 부정적인 감정도 필요한 감정이다. 우울한 감정은 우리로 하여금 보다 천천히 행동하고 과욕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하고, 건강한 수치심은 인간이 전능한 신적 존재가 아니라 유한한 존재의 한계가 있음을 느끼게 해주고, 분노는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무시를 당하거나 불의한 일을 당하지 않게 우리를 방어하고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감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부정적 감정들을 싫어하는 것은 그 감정에 사로잡힌 행동으로 인해 대인관계에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도 느껴야 하며, 필요에 따라서 건강한 방식으로 표현하며 살아야 한다. 그러므로 목회자는 공감의 힘을 소유하여야 한다. 공감의 힘을 가질 때, 성도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여, 행복한 목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