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범 목사 [호남교회]

탕자의 비유는 누가복음에만 기록된 아주 기억될만한 예수님의 비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비유 가운데 탕자이야기는 가장 풍성하고도, 치밀하며, 강렬한 극적 요소를 갖추고 있는 동시에 너무도 인간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슬픔에서 시작하여 차츰차츰 승리로 나아갑니다.

탕자의 비유에서 이 이야기를 잊을 수 없게 만드는 요소는 떠나갔던 둘째아들이 돌아올 때 아버지의 반응에서 나타나는 애절한 마음입니다. 떠나갔던 둘째 아들이 돌아올 때 아버지는 애정 어린 연민과 더불어 기뻐 어쩔 줄 몰라 하는 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자신을 향한 아버지의 소원을 산산이 부셔놓으면서 건방진 태도로 집을 떠났던 둘째 아들은 완전히 망가진 모습으로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둘째 아들의 어리석은 반항 때문에 날마다 비통한 심정으로 깊은 상처를 안고 문밖을 바라보던 아버지는, 다시 돌아온 아들을 따뜻한 가슴으로 맞이했습니다. 이런 아버지의 사랑 표현에 누가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겠습니까?

이것이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본래 중동에서는 20세가 넘으면 절대로 뛰지 않습니다. 20세가 넘은 남자가 뛰어다니는 것은 사회적 명예를 실추하게 되는 행동입니다. 그럼에도 마을의 원로인 아버지가 돌아온 아들을 맞이하기 위해 뛰어나간 것입니다. 아버지는 잃어버렸던 아들을 회복시키기 위해 자신을 그와 같은 수치의 자리로 스스로 떨어뜨려 버렸습니다. 우리는 이 비유에서 돌아온 탕자의 아버지는 자신을 완전히 추락시킴으로써 아들을 회복시키려한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부서진 관계의 회복을 위해 자기를 버린 아버지의 사랑입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반면에, 탕자의 비유에서 집안에 머물렀던 맏아들은 아버지의 사랑에 조금도 감동을 받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동생에게 무조건적인 자비를 베푸는 아버지의 태도에 맏아들은 굳은 마음으로 분노를 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비유에서 예수님께서 전하시고자 하는 중심 메시지가 정확히 맏아들을 빼닮은 각박해진 율법적 그리스도인들을 향한 절박하고도 진지한 주님의 간청임을 엿볼 수 있게 됩니다. 탕자의 비유는 따뜻한 솜털로 덮인 듯한 기분 좋은 메시지가 아니라 오히려 매우 중대한 경고를 담고 있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이 짧은 이야기가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곧 우리는 이 탕자의 이야기 속에서 탕자와 같은 모습으로 서있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또한 우리는 이 비유 속에서 맏아들처럼 우리의 이웃을 사랑하지 못하고 정죄하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믿는 자들에게 탕자의 이야기는 겸손하게 우리 자신의 모습을 상기하는 동시에, 우리가 얼마나 많이 하나님의 은혜에 빚진 자임을 생각하게 합니다. 자기 자신의 죄악에 대해 양심의 가책은 느끼고 있지만 여전히 회개하지 않고 있는 사람들에게 탕자의 삶은 죄의 대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에 회개한 인생에게 찾아오는 하나님의 은혜와 하늘의 기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결 가족 여러분!
우리 성결의 모든 성도들이 아버지의 품안에 돌아온 탕자처럼 하나님의 품으로 모두 돌아오기를 기도합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품안에 있는 자들은 용서받은 자들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용서받은 자라면 용서받은 자처럼 하늘 아버지께서 기뻐하시는 삶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하나님의 자녀들이 되시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