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최대 명절인 부활절을 앞두고 올해도 사순절의 전통이 지켜지고 있다. 교회마다 특별 새벽기도회를 비롯한 여러 행사들과 모임을 통해 그리스도의 고난에 동참하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의 절기들이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지만, 변함없이 하나님 앞에서 경건해야하는 우리로서는 퇴색해버린 경건의 모양이라도 찾기 위해서는 이 사순절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경건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예부터 사순절 기간에는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며 재 각성하고자 비교적 긴 40일간 절제의 기간을 가졌다. 이 기간에는 그리스도의 삶과 고난, 부활을 묵상하며 근신하고 회개하며 죽음을 이긴 부활의 주님께 영광을 돌렸다. 이 때 세례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을 준비하게 하고, 죄인들에게는 참회의 기간이 된다. 초기의 수세기 동안 금식 규율은 엄격했으며, 동방교회에서는 지금도 그렇다. 서방에서는 이 규율이 점차 완화되어 엄격한 금식 규정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면제되어 재의 수요일과 성 금요일만이 사순절 금식일로 지켰으나, 참회예절은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 영국성공회는 사순절을 금식으로 지킬 것을 규정하고 있다. 루터교를 비롯한 개신교 교회에서 사순절은 다양한 예배와 전례로 지켜지고 있는데 그 전통이 이어지고 있다.

사순절의 가장 큰 의미는 무엇보다도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며 그 고난에 동참하는 데에 있다.
첫째는 금식과 기도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기도발이 가늘어졌다. 그 이유로는 과학과 의학의 발달, 핵무기, 테러리즘, 기상이변에 대한 회의론, 등 따습고 배부르게 된 현실, 심리치료사나 상담가에게 의뢰하는 등 하나님께 기도하기에 앞서 기도를 못하게 하고, 안 하게 되는 이유들이 늘어났다고 필립 얀시는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기도는 특권이다. 기도는 하나님의 자녀만 할 수 있고 응답은 하나님의 사랑 받는 자녀한테만 온다. ‘쉬지 말고 기도하라’ 해서 기도가 의무일 수도 있지만 기도는 엄청난 특권이다. 그리고 기도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다. 하나님은 기도하는 사람을 찾고 그 기도하는 사람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신다. 사순절 기간에 잊었던 기도를 회복하고 금식도 하면서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자. 

두 번째는 성경과 경건서적 읽기이다. 많은 신앙인들이 꾸준히 경건의 시간(QT)을 갖고 있고 영성의 대가들이 쓴 경건서적들을 읽는다. 하지만 TV다, 인터넷이다, 휴대폰이다 해서 우리의 이목을 끄는 각종 세상 매체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어 정말 성경과 경건서적을 가까이 하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 사순절 기간만이라고 이러한 매체에서 멀어져 보자. 아미쉬 마을 사람들은 아예 전기가 없다. 그러니 TV, 라디오, 전화기가 있겠는가? 그래서 그들은 우리보다 더 경건한 것 같다. 경건에 방해되는 요소를 제거하고 경건을 위해 성경과 경건 서적을 읽자. 

세 번째는 선행실천이다. 그리스도는 가난한 자, 고아와 과부 등 한 마디로 영과 육이 심히 불쌍한 사람을 위해 오셨으며 그들을 위해 죽으셨다. 왜 가난하고 불쌍한 인생이 되었는가는 그 이유를 우리가 잘 안다. 고난이 있다. 곧 죄의 값이다. 우리가 긍휼히 여길 때 긍휼히 여김 받는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참 많다. 나 몰라라 외면하지 말고 선한 마음으로 기쁘게 돕자. 올 해 사순절 기간만이라도 교회 주변과 성도들 주변을 경건의 물결로 출렁이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