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해춘 교수 [성결대학교·한국시조학회장]

성결가족과 함께 올해로 훈민정음 반포 568주년을 맞이했습니다. 2014년 한글날은 10월 8일의 저녁에 개기월식이 일어난 그 다음 날로 보름달이 유난하게 밝은 특별한 날입니다. 대한민국 건국이후 한글날은 공휴일로 지속되었다가, 1990년부터 23년 동안 공휴일에서 폐지되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에 공휴일로 재지정하여 그 의미가 깊습니다. 여기서는 아득히 먼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세종대왕과의 가상담론을 통해서 훈민정음과 우리시대의 상황에 대해서 한글의 창제자이신 세종대왕의 몇 가지 생각을 들어볼까 합니다. 성군이신 세종대왕의 모습을 상상하시면서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5세기 세종대왕은 예수그리스도가 보여준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한 조선의 대표적인 임금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질의1> 1446년 9월(음력)에 훈민정음을 반포했는데, 그 창제하게 된 배경과 목적을 알고 싶습니다.

<답변1> 당시에 한자(漢字)로 기록된 대부분의 지식은 소수의 사대부들이 독점하고 있었습니다. 백성들의 민원(民願)이 관리들에게 전달되기 어려웠고, 국가의 정책을 백성들에게 알리고 전달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익히고 쓰기 쉬운 글자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한글창제에 숨겨져 있는 정치의 의도는 나라의 근본인 백성들로 하여금 조선이라는 든든한 국가의 울타리 안에서 저마다의 삶과 일터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데 있습니다. 인구가 적은 조선에서는 주변의 강대한 이민족들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백성들의 문화수준을 높여서 그들의 능력을 발휘하게 해야 했죠.

백성들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고, 오랜 경험에서 얻어진 각 방면의 지식을 축척할 수 있으며, 부패한 아전과 관리들이 재판과정에서 글자로 농간을 부려 선량한 백성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여, 관리와 백성들이 서로가 신뢰하는 나라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질의2> 한글날을 공휴일로 재지정하여 올해 2주년이 되었습니다. 한글의 창제자로서 세종대왕께서는 이 의미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답변2> 생일을 비롯한 무슨 기념일을 챙기는 것보다는 평소에 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 년 동안 관심도 안 가지다가 한글날이 다가오면 우리의 말과 글에 대한 사랑과 관심이 넘쳐나는 듯 호들갑을 떠는 게 이상할 따름이죠.

그래도 평소에 관심을 가지지 않다가 기념일이라도 정해서 단 하루라도 공휴일로 정해서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매우 고맙습니다. 365일을 잘 챙겨주면서 생일날을 특별하게 더 잘 기념해주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더욱 행복하겠죠.

<질의3> 한글의 창제자이신 세종대왕께서는 오늘날의 대중들이 가지는 한글에 대한 오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답변3> 한글은 우리말을 정확하게 적을 수 있는 글자이지 우리말이 아닙니다. 훈민정음은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문자라는 말은 이미 국내외의 여러 학자들에 의해 이미 공인된 사실입니다. 그렇더라도 각 나라 언어의 정체성이 있는데 ‘한글을 무조건 수출해야 한다든지, 한글을 세계의 공용문자로 보급해야 한다.’는 주장은 지나치다고 하는 것이 좋겠죠.

또 한글날이 되면 잘못된 말, 외래어와 외국어의 남용, 젊은이의 말을 비판하면서 ‘세종대왕이 통곡하신다.’와 같은 유형의 선정성을 지닌 말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가상담론을 결론적으로 요약한다면, 세종대왕의 리더십은 생명과 빛으로 오신 우리의 예수그리스도가 보여준 지도자상을 실천하신 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종대왕은 예수그리스도처럼 백성의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도리어 백성을 섬기려하고 자기 목숨을 많은 사람에게 주려고 함이라고 하신 하나님의 말씀처럼 백성들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면서 하나님을 섬기듯이 백성들을 섬겼습니다. 그래서 세종대왕은 당신이 창제한 글자로 우리말과 외래어와 외국어를 정확하게 적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고 크게 기뻐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날 우리가 우리말을 제대로 잘 사용해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고, 국운이 융성해지고, 국력이 강대해져서 초일류 선진국이 되는 것에 더욱 관심이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