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철 장로 [성결대학교 교수 / 성결대학교회 협동장로]

한국교회는 신도시마다 마을마다 어디에나, 교회가 없는 곳이든 있는 곳이든 교회를 세웠다. 신학교를 졸업하면 당연히 교회를 개척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많은 경우 이른바 “성공”했다. 세계교회사에 드문 부흥의 역사였다. 요즈음은 교회를 개척하는 목회자가 매우 드물다. 신대원을 졸업하면 의례히 부목회자로 가려한다. 한국교회의 야성이 사라진 것이다.  그렇다면 교회 어디에 세워야 하는가? 장소를 잘못 선택하면 실패한다. 물론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라 세워야 한다. 주님께서 던지라고 하신 깊은 곳에 고기가 있다. 그 곳을 찾아야 한다. 신도시가 최적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교회설립에 신도시는 장점이 많다. 그렇다면, 신도시에 세우면 교회는 되는가? 실패자가 다수이다. 성공률은 10%에 불과하다고 한다.

입지론이라는게 있다. 경제이론에 공간 개념을 도입한 이론이다. 도시계획 및 지역개발에서 중요한 분야가운데 하나이다. 이에 따르면 경제 주체는 각각의 목적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한 곳에 입지한다. 크게 두 유형이다. 하나는 산업입지이다. 다른 하나는 공공시설입지이다. 교회입지론은 입지론의 한 부문이며 실천 신학의 주요 영역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교회입지론은 교회의 공공성을 감안하면, 입지론의 두 유형가운데 공공시설입지론에 가깝다. 교회의 입지요인들은 어떠한가? 시대적 차이, 경중도의 차이가 있을 것이다. 조건을 무시하며 교회를 세운다면 어떠할까? 광야에 세워도 교회는 부흥되는가? 물론 그럴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교회 설립의 입지선정 절차는 크게 지역의 선정과 특정 입지의 선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지역의 선정이다. 지역의 선정을 위해서는 교회를 개척하려 하는 지역들에 대한 탐색, 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 가장 단순한 지역 선정 요령은 사람이 많은 곳이다. 향후 수 년 내 새로이 개발되어 인구의 집중이 예상되는 지역 등이다. 두 가지 접근방법이 있다. 하나는 지리적인 위치로서 대도시, 중소도시, 신도시, 농어촌 또는 부유한 지역, 가난한 지역 등에서의 선정이며, 다른 하나는 목회 대상으로 삼을 사람 즉, 목표 그룹에 대한 분석과 이해를 통한 접근이다. 수입, 교육, 연령, 성별 분포, 가족구성, 종교적 성향 등에 대한 지역별 분석이다. 상기 두 접근을 종합하여 교회를 설립할 지역을 선정해야 한다.

둘째, 특정 입지의 선정이다. 입지조건에 대해 분석한 다음 특정입지를 결정한다. 첫째로, 지역의 인구현황 분석 및 전망이다. 인구통계학적 자료 탐색은 금을 캐는 것과 같다. 이에는 해당 시(도시계획 자료), 학교이사회(인구관련 최신자료 보유), 공익사업기관(전기·가스회사 등으로서 향후 인구 동향 자료 보유), 그리고 큰 부동산회사(광범위한 인구통계학적 자료 보유) 등을 통해 자료를 확보하고 분석한다. 둘째로, 접근성이다. 접근성이 좋다는 것은 버스노선이나 지하철 등과 연결된 곳이다. 특히 지하철과의 연계 여부는 교회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리고 왕복 4차선 이상의 도로는 심리적으로 지역을 분할하는 느낌을 주지만 교회 앞에 행단보도가 있다면 지리적으로 연결해 주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셋째로, 토지이용 및 상권 등에 대한 고려이다. 유동인구, 소비인구가 많은 지역에는 좋은 상권이 이루어진다. 낮 시간에는 유동인구, 소비인구가 많지만 저녁이 되면 사람들이 거의 없다. 이런 곳에 개척하면 교회성장이 어렵다.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주택지를 적극 고려하게 된다. 주택가에 개척할 경우 교회주변 반경 500미터, 1킬러미터, 1.5킬러미터 기준으로 지역을 분석해야 한다. 개척대상지역의 인구수, 세대수, 연령층, 남녀구성비, 소득수준, 소비형태, 교육정도, 주거형태, 토지이용실태와 계획 등을 파악한다. 그리고 분석결과를 종합하여 자신이 해당 지역에서 교회를 개척할 구체적 입지를 결정해야 한다.

교회를 개척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목회자의 영성과 교회의 분위기도 중요하지만 지정학적인 문제와 교회의 위치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목회자들이 많다. 개척교회의 성공은 여러 요인의 복합적 결과이다. 목회자의 마인드와 비전, 비용 등 교회의 여건, 그리고 지역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교회의 입지를 선정하고 결정해야 한다. 교회개척은 미래의 교회를 현재 세우는 것이다.

미래의 전망을 감안하되 현재의 입지요인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교회를 세워야 할 것이다. 다시 한 번 한국교회에 개척의 홍수가 일고 개척된 교회들이 든든히 서서 큰 부흥이 있게 되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