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화 교수 [성결대학교]

지난해 희망차게 시작할 봄, 4월에 뜻하지 않게 전국민을 슬프게 했던 세월호 사고로 꽃다운 단원고 수학여행단의 죽음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여기에는 종교라는 탈을 쓰고 혹세무민하며 기업까지 운영했던 인면수심의 욕심 많던 기업인 겸 이단 구원파 유병언 일당과 자기업무에 충실치 못한 관계기관 및 공무원들의 헤이해진 국가기강의 합작품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이 사고로 국가조직이 개편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으며, 국가 경제는 바닥을 쳤고 수 조원의 피해, 국민들은 좋은 일이 있어도 제대로 웃지도 못했던 숨 막혔던 2014년, 세계는 이 사고를 후진국 형 사고라고 비난과 비아냥거림으로 매스컴을 도배했다.

방화사상 최대 관객 수를 기록할 것 같은 현대사의 우리의 자화상을 그린〈국제시장〉에서 보는 것처럼, 우리는 그 동안 일본 제국주의로부터의 해방, 한국 남북전쟁, 광부와 간호사의 파독, 베트남 참전, 중동노동자파견, 새마을 운동, 민주화 운동 등에 의해 이룩한 국가의 경쟁력을 세계유례 없이 최단 시일에 이룩했던 우리의 국력도 무색하게 만들어 버렸던 지난해는 기억하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박대통령의 통치스타일에 대한 국민의 비난여론, 정치인들의 비생산적 정쟁과 이데올로기 투쟁, 고위공직들의 성 추문, 북한의 핵실험과 남한 위협 등, 지난 2014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한 시라도 빨리 새해를 맞이하려는 것이 우리 모두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그러나 역사는 과학이고, 교훈을 주기 때문에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것이 과거의 역사이며 역사교훈을 살려 다시는 그러한 시행착오를 겪지 말아야 할 것이 우리 인간들의 몫이 아닐까? 

그러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우리가 바라든 바라지 않든 2015년 새해가 밝았다. 동양에서는 전통적으로 대표적 동물 12간지를 내 세워 2015년을 양의 띠라고 하며, 특히 양띠 중에서 청양의 해라고 한다. 기독인들은 우리의 탄생을 그 까짓 동물에 비유하여 무슨 띠 무슨 띠라는 것을 비난하는 사람도 있지만 필자는 어떤 동물의 띠나 미신을 믿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런데 성경에 나오는 선한 동물 중에는 양이 최초로 등장한다. 다음은 인터넷에 나온 이야기들이다. 양을 상징하는 형상은 불교의 영향으로 불교를 수호하는 동물로 표현돼 있고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도 담고 있다고 본다.

양은 늙은 아비 양에게 젖을 빨리며 봉양하는 모습에서 효도를 깨닫게 하며, 은혜를 아는 동물로, 또한 반드시 가던 길로 되돌아오는 고지식한 정직성을 갖고 있다하여 정직과 정의의 상징이라고 한다. 양은 타고난 성격이 순박해 평화가 연상되고, 온화한 성품을 갖고 있다. 겁먹은 듯 순한 눈망울과 복슬복슬한 털을 가진 양들에게서 느낄 수 있는 것은 안락 그 자체이다. 양은 무리를 지어 군집생활을 하면서도 동료 간의 우위 다툼이나 암컷을 독차지하려는 탐욕이 별로 없다고 한다. 

또한 양에게 가장 큰 상징적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속죄양(贖罪羊)인 희생의 상징일 것이다. 믿음의 조상인 아브라함도 자기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받치려다 양으로 대신 받치게 되었던 영향으로 서양에서는 사람 대신 징벌하는 희생물로 신에게 바쳐졌으며 우리나라와 중국에서도 소, 돼지와 함께 중요한 제물로 쓰였다고 한다.

성경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해보자. 동서양을 막론하고 양을 치고 기르는 사람을 선한 목자라고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성서에 맨 처음 나타나는 동물이 양이고 500회 이상 양 이야기가 꾸준히 나온다. ‘99마리의 양을 두고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아 헤맨다’는 성경 구절을 비롯해 성화에서 예수님이 잃은 양을 찾아 어깨에 메고 오시는 모습, 예수님 자신이 양을 치는 선한 목자(牧者)였다. 이 처럼 양은 우리에게 안식과 여유를 주는 동물이기도 하다.

보통 잠이 오지 않을 때 영어 단어 ‘sheep’과 ‘sleep’의 연상 작용도 있지만 양 떼에서 안온한 분위기를 느끼듯이 사람들은 양을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세 마리…” 어느덧 머릿속은 양 떼 목장이 되면서 몽롱해지다가 스르르 잠이 오게 된다고 한다.

2015년 양의 해에는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신앙인들을 중심으로 국가의 경제와 정치, 민족 통일 등 막중국사가 잘 풀리고, 특히 우리 교단도 새롭게 거듭나서 양처럼 모든 일에 선하고 평화롭고 정직과 정의롭게 그리고 온후하며 안식과 여유를 가지고, 모두를 위해 희생하는 정신을 배양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