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록 목사  [푸른초장교회]

필자는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 교육을 받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사회 전반을 가르치는 법무부 이민사회통합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2008년부터 최근까지 법무부 다문화강사양성교육기관 교수로 활동했고, 국적희망 외국인들에게 상담을 하며 복음을 전하고 있다. 두 가지 큰 보람이 있다면 발전된 한국사회를 가르칠 때 근대부터 현대까지의 한국교회가 사회와 역사에 끼친 영향력을 복음과 함께 전하는 것이다. 또한 체류 외국인 200만 명 중 97%에 해당하는 공산사회주의 국가 출신 이주민들에게 한국의 민주제도를 설명할 때이다. 그 가운데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제도는 국민들이 직접 자기가 원하는 후보를 뽑는다는 것 때문에 이주민들에게는 호기심과 기대감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선거 유형은 4가지이다. 보통선거, 평등선거, 비밀선거, 직접선거 제도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선거제도는 유권자가 후보를 직접 투표하는 직접선거와 비밀선거 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 예성교단 총회도 직접선거에 비밀선거제도를 혼합하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지방회의 경우 후보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임원을 선거하는 ‘벙어리 냉가슴 선거’가 수 십 년째 계속되고 있다. 최소한 후보가 누구인지는 알아야하고, 후보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유권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집행부의 의무인데 후보 등록 창구조차 마련되어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지방회는 관례를 내세워 유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면서도 시정할 의지나 보완책을 마련하려는 의지가 없다. 어느 후보가 지방회를 이끌 적임자인지, 후보자의 의지와 포부는 무엇인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심지어 누가 후보인지조차 모른 채 수 십 년째 마술 같은 선거가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아무도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다는 점이다.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불문율처럼 여겨지는 현실 앞에 필자는 어느 때부터인가  “이건 아니지” 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 그런데 금번 지방회 선거에서 어느 장로님이  ‘누가 후보입니까?’ ‘후보를 알아야 뽑을게 아니냐’ 며 그동안의 침묵을 깨는 발언을 했다. 필자도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그건 목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도대체 어느 장로님을 부회장으로 뽑아야 할지 저희도 모릅니다.”

독재국가나 공산국가에서도 최소한 후보는 공개되고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도 후보들이 나와 포부를 발표하는데 지도자들의 모임인 지방회 선거가 후보도 모른 채 진행된다면, 지방회 발전에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선출된 임원이 어떻게 공익을 위해 헌신할 수 있겠는가? 혹자는 지금까지 후보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데 무슨 문제냐고 말할지 모르지만 이는 대단히 잘못된 것이다. 개신교의 선거문화는 천주교에서 굴뚝연기를 보고 결과를 아는 선거가 아니기 때문이다. 선거를 책임지는 의장은 임원후보가 누구인지는 마땅히 알렸어야하고 유권자의 권리는 보장해 주었어야 한다. 차기선거부터는 지방회에 선거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후보자의 난립을 막기 위해 목회경력에 따른 가드라인을 정해야 한다. 또한 대의원 후보선거의 경우 임원은 의무적으로 총회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대의원 권을 보장해 주어야 하며, 총회 대의원은 당해 연도 총회 주요 의제가 무엇인지, 쟁점이 무엇인지 미리 연구하고, 임원들은 대의원들의 뜻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노력을 기울어야 할 것이다. 대의원 후보자는 일인당 25만 원 정도의 지방회 예산을 지원받고 나가기 때문이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모든 주권은 하나님께로 나오지만 유권자들이 하나님의 뜻을 받들어 주어진 권리를 바르게 행사한다면, 하나님 나라가 이루어지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선거는 지도자를 뽑는 제도이기에 성경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임원들은 소중한 유권자의 권리가 침해받지 않도록 책임감을 갖고 선거문화를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