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기호 교수 [성결대 전 총장]

가정과 교회가 무너지고 있다. 지나친 말이 아니고 지금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이다. 가정과 교회는 둘 다 하나님이 세우신 거룩한 단체이다. 인본주의와 세속주의가 가정과 교회를 무너뜨리고 있다. 가정의 달을 맞으며 가정과 교회의 미래를 걱정스런 눈으로 진단한다.

결혼 적령기에 있는 젊은이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기피하고 있다. 설혹 결혼을 한다 해도 출산을 미루거나 기피하고 있다. 한 나라가 적정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가정 당 2.1명의 자녀를 낳아야 하는데 지금은 하나만 낳아 키우기도 벅차다고 한다. 일본의 1.4명보다 낮은 1.25명을 낳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며 세계적으로도 가장 낮은 출산율을 기록하고 있다.

정상적인 가정을 이루는 일에 또 하나의 장애가 동성결혼이다. 미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가 이미 동성결혼을 합법화하고 있고, 한국도 야당의 주도로 차별금지법 제정을 끈질기게 시도하고 있다. 차별금지법이란 인종, 종교, 성적 취향(이성을 사랑하거나 동성애를 하는 개인적 취향) 때문에 차별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가정을 통해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수행되는 것인데 동성결혼은 하나님의 명령을 거스르는 것이며 그릇된 정욕을 추구할 뿐 자녀 출산은 불가능하다.

지금 한국은 결혼하는 부부 중 1/3이 이혼한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가정이 무너짐으로 결손 가정의 자녀들이 정상적인 성장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 현실이고, 결손 가정에서는 더 이상 자녀 출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인구감소가 불가피하다.

가정을 이루지 않거나 결혼해도 자녀 출산의 기피 내지 결손 가정이 늘어남으로 취업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고령인구는 늘어나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 이는 교회의 존립에도 심각한 영향을 가져온다. 한국 최대 교단인 예장 통합측이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주일학교가 없는 교회가 전체 교회의 50%를 넘는다고 한다. 이는 한 교단의 통계지만 한국 전체 교회의 현실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한국 사회의 인구감소는 자연히 주일학교 학생의 숫자 감소로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주거지의 변동과 함께 부모들이 먼 거리에 있는 교회에 출석하는 경우 아이들은 장년예배에 참석하기 어려우니 가까이에 있는 동네 교회로 출석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러나 부모가 함께 가지 않는 교회에 아이들끼리 잘 참석하기란 쉽지 않고 젊은이들이 교회를 떠나는 또 하나의 요인이 된다.

1980년대의 한국교회가 큰 부흥을 이룬 것은 60년대에 주일학교가 부흥했던 결과라 볼 수 있다. 1990년대 이후 한국교회가 정체 내지 쇠퇴를 겪는 원인 중 하나가 주일학교 교육의 불실에서 연유하는 면이 크다. 영국과 미국의 교회들이 문을 닫고 잘 지은 건물들이 도서관이나 가구점 심지어는 카페로 바뀌고 있는 현실이 한국교회에도 닥쳐올 수 있는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다. 교회가 다음 세대를 키우지 않을 때 교인들의 평균 연령이 고령화되고 더 이상 교회를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정을 지키고 교회를 지키는 일에 교회의 지도자들 뿐 아니라 온 성도들이 기도하며 노력해야 할 때이다. 건전한 사회를 이루고 교회의 지속적 성장을 뒷받침할 다음 세대를 키우는 일에 부모와 교회가 함께 노력해야 하겠다.